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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평화연대“진화위는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습니까” - 하미 사건 행정소송 2차 변론기일 방청 후기
진화위는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습니까
-하미 사건 행정소송 2차 변론기일 방청 후기-
"반드시 승소!" 하미 마을에 계신 피해자 분들에게 보내드리기 위해 찍은 법원 인증샷.
(왼쪽부터) 임재성 변호사(한베평화재단 이사), 짜노 활동가, 새길 활동가
베트남전쟁 시기 하미 마을에서 벌어진 민간인학살에 대한 진실화해위원회(이하 진화위)의 조사 각하 처분에 대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 소송 2차 변론 기일(2월 6일)에 새길, 짜노 활동가가 다녀왔습니다.
진화위가 각하 결정을 한 이유는 당시 사건이 ‘외국’에서, ‘외국인’에게 일어난 일이므로 진실화해위원회의 소관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1차 변론기일에서 재판부는 진화위에게 피해자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외국’에서 일어난 이유로 각하한 사례를 물었고 진화위는 이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변론기일에서 진화위 측은 “지금까지 맡은 사례가 5천 건이 넘어 일일이 찾아볼 수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참으로 성의 없는 대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불어 진화위가 제출한 준비 서면에는 “연구용역 수행자 후보자들과 논의했을 때 이 사건(하미 학살)에 관해 가능한 조사방법을 검토해보았으나 이 사건 신청에 대해 조사를 개시하더라도 새로운 증거를 발굴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결과적으로 진실규명 결정될 가능성 역시 낮다고 판단하였습니다.”라는 진화위의 입장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진실을 규명하지 않겠다고 판단하는 것이 진정 진화위의 공식적인 입장입니까. 진상규명의 가능성이 희박했던 한국전쟁 시기 수많은 민간인학살 사건들은 그럼 무엇입니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진화위의 정식 명칭입니다.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라는 말에 반대하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평화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면 한베평화재단의 활동가인 저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베트남에서 저지른 민간인 학살과 전시성폭력, 인권 유린과 전쟁범죄의 진실을 인정하고 성찰해야 한다고요. 아픔과 상처가 뒤얽힌 과거사를 매끈하게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얽히고설킨 비극과 참상의 책임을 인정하고 뉘우칠 때 진정으로 평화로 가는 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매끈하지 못하더라도 진상규명을 통한 반성과 성찰을 담았을 때 비로소 우리는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진화위의 입장에는 그 어떤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도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원고 측의 “‘베트남전쟁 납북 군인 사건’이 이 사건과 유사하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진화위는 피해자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베트남 국민이라는 점에서 위 ‘베트남전쟁 납북 군인 사건’과 본질적으로 다른 사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가 외국인이고 가해자가 한국인일 뿐, 이 사건의 본질이 학살과 전쟁범죄, 국가폭력이었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진화위가 보인 태도는 ‘화해’도, ‘정리’도, ‘진실’ 그 어떤 것도 아니었습니다. 자민족과 타민족의 경계를 구분 짓는 진화위의 태도는 국가주의에서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않은 모습입니다. ‘외국’에서 일어난, ‘외국인’에 대한 학살이라는 이유로 가해를 성찰하지 않는데 무엇이 정리이며, 무엇이 화해일 수 있습니까. 진실을 직시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는 진화위는 각하 결정에 부끄럽지 않습니까.
다음 변론 기일은 4월 16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진실회피위원회가 되지 마십시오.
글ㅣ새길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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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 기일을 마치고 법정 근처 커피숍. 임재성 변호사가 신입 활동가 새길을 위해
30분간 법정 관련 용어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