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평화연대[집담회 스케치]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판결문, '민들'의 언어로 읽고 말하다 2023.3.1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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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의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의미만은 아닌 사법의 언어로 인정받은 기쁨의 의미를 나누고, 새롭게 질문하고 성찰을 이어가려는 집담회가 2023년 3월 16일 온라인공간(ZOOM)에서 열렸습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이번 판결을 지켜보던 49명의 참가자들이 꼬박 두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심아정(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 연구소)님의 사회와 김남주(법무법인 도담, 원고 대리인단)님의 설명으로 판결문을 보면서 피고와 원고의 주장 그리고 재판부의 판단을 함께 읽어보는 1부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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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피고(대한민국)가 제기한 본안전항변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본안전항변이란 본격적으로 청구가 이유 있는지 판단하기 전에 “소 자체가 부적합하거나 각하되어야 한다”라고 피고가 제기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소송제기가 적법한지, 당사자가 제대로 지정이 되었는지, 소송할 능력이 있는지, 소권을 포기했는지, 재판관할권이 우리나라에 있는지 등의 문제라고 합니다. 

피고 대한민국은 한국과 남베트남, 한국과 미국 사이에 군사실무약정서가 있고 그것을 근거로 남베트남 국민이었던 원고가 대한민국에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약정서가 국가간 조약이 아닌 군사실무 차원의 약정에 불과해 그것이 이번 재판에서 개인의 청구권을 포기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약정서에 따르면 청구권에 대해 별도 협상한다고 되어있고, 1969년도에 개정된 내용에 따르면 개인의 청구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지만 피고 대한민국은 이러한 내용은 제출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판결문 4페이지, 동영상은 9분52초부터 보세요.)

본안전항변의 또 다른 쟁점은 상호보증에 대한 것입니다. 상호보증은 쉽게 말해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배상을 요구하려면 우리 국민도 피해를 입었을 경우 해당 국가에 배상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과 베트남은 상호보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주장이지요. 이는 예전 국가 간 관계가 이루어지던 초기에는 중요한 요건이었으나 국제관계가 발전하고, 인권 보장이 강화되는 현재에는 점차 중요성이 옅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베트남 민법이나 헌법에도 대한민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국가배상법이 마련되어 있어 1심 법원은 상호보증을 인정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판결문 7페이지, 동영상 22분50초부터 보세요.)

그 다음은 제기된 소를 무엇에 근거해서 재판할지를 따지는 준거법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고(응우옌티탄)는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을, 피고 대한민국은 당시의 남베트남법을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보통은 불법행위가 행해진 장소가 준거법의 기준이지만 국제사법에 의하면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른 국가의 법을 따른다는 조항도 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법은 대한민국 국가배상법밖에 없지요. 또한 당시의 남베트남법에 대해서 원고와 피고 모두 제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고가 본안에서 대한민국 법률을 근거로 소멸시효를 주장한 것을 고려해 재판부는 쌍방이 대한민국법을 준거법으로 선택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판결문 9페이지, 동영상은 30분부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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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본안에 대한 판단에서 피고의 주장 중 3가지 쟁점을 다루었습니다. 

첫 번째는 퐁니학살이 한국군 복장을 한 베트콩이나 북한군 소행이라는 주장입니다.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부정하지만 학살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고, 대한민국군에 의한 학살이었다는 증거가 충분하므로 재판부는 제2여단 제1대대 1중대가 사살했다며 이는 정당한 사유없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생명과 신체를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판결문 15페이지, 동영상 45분 22초부터 보세요.)

두 번째는 적과의 교전 중 발생한 전투행위나 사고로서 정당행위라는 피고 대한민국의 주장입니다. 이에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 원고 등이 무장을 했거나 무장을 했을 것으로 오인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베트콩이 군복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인 복장을 하고 전투행위에 참여한 경우가 있었다고 하여 정당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판결문 25페이지, 동영상 59분 49초부터 보세요.)

세 번째는 피고의 소멸시효항변입니다.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원고에게는 이 소송을 제기할 무렵까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봅니다. 사건 당시 만8세였고, 대한민국과의 수교도 나중의 일이고, 한국군이 여러 가지로 은폐하려는 정황들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전에도 집단적인 학살은 증거 수집이라든가 권리 주장을 하기 어렵고 통상적인 법적 절차에 의한 구제가 어렵기에 소멸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판단을 했었습니다.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고 권리남용이고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판결문 28페이지, 동영상 1시간 8분 50초부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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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참가자들과 채팅창에 올린 질문들,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누며 승소 이후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피고의 법률상 대표자가 판결문에는 한동훈, 항소서에는 추미애로 나온 이유? 기각된 나머지 청구는 무엇이고 법적근거는? 한미군사실무약정서에 따라 대한민국이 배상한 것을 미국에 요구할 수 있을까? 승소에 놀랐다는 표현은 왜? 3천만1백원이라는 금액을 청구한 이유는? 등등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 1시간 15분 40초부터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