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쟁 민간인학살 사건 국가배상소송 원고 응우옌티탄 법정 진술 기자회견(2022.8.9 화)
대한민국은 베트남전 진실과 책임을 인정하라
2022년 8월 9일(화)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응우옌티탄 국가배상소송 8차 변론기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원고 응우옌티탄에 대한 당사자 신문과 증인 응우옌득쩌이에 대한 신문이 진행된 이번 재판에 대한 언론과 시민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이날 오후 1시에는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가 기자회견(장소: 민변 사무실) 열어 법정 증언을 앞둔 응우옌티탄과 응우옌티탄의 목소리를 듣고 변호인단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연이은 폭우로 교통이 마비된 상황 속에서도 달려와준 시민 분들의 연대 발언과 기자회견문 낭독을 진행했습니다.
발언 중인 원고 응우옌티탄
재판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원고 응우옌티탄의 얼굴은 긴장되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발언 기회가 오자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은 당당했습니다.
응우옌티탄은 자신과 가족이 당한 학살 피해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재판에 서는 이유는 대한민국 정부가 학살의 진실을 인정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라고 이야기했고 응우옌득쩌이는 "당시 무전기를 통해서 한국군이 퐁니퐁넛 마을 주민을 다 죽이고 있다는 내용 들었습니다."라며 한국 정부에 배상까지 요구하고 싶지는 않지만 대신 한국 정부가 진실만큼은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응우옌득쩌이는 자신이 목격한 퐁니 퐁녓 학살 사건 당시 상황을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온몸으로 격은 당시의 참상을 생생히 증언했습니다.
법정에서는 촬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날 기자회견에서의 발언 장면이 8차 변론기일 보도와 함께 많은 시민들에게 전해졌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진실'을 강조한 두 분의 목소리가 기자회견장은 물론 오후에 있었던 법정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날 재판은 예상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6시간 30분간 진행되었고 밤 9시가 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법정 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베트남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와 목격자의 진술. 8차 변론기일에 관한 이야기는 별도 소식을 통해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일 기자회견에 참여의사를 밝혀주신 30여 명의 시민 분들이 있었으나 기록적인 폭우로 많은 분들의 참석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연대 발언을 위해 달려와주신 분들, 각자의 자리에서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신 수많은 시민 분들이 있어 이날 기자회견이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퐁니 퐁녓 학살 피해의 주요 사항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원고측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

청년 궁정욱 님의 시민연대 발언
[시민연대 발언]
안녕하십니까, 방금 소개받은 청년 궁정욱이라고 합니다.
저는 일개 시민일 뿐입니다. 베트남전쟁 한국군 민간인학살 논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여러 서적과 논문을 읽었지만, 아직까지 전문적인 지식의 깊이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이 논란에 대한 저의 의견이 갖는 설득력이 부족할 것을 알기에, 저의 부족한 지식보다는 이 나라에 통용되는 상식으로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전쟁을 겪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셨던 한국군 분들의 입장과 오늘 이 법정에 서시는 응우옌티탄 님과 응우옌득쩌이 님의 아픔도 전부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참전군인 여러분, 여러분께서 베트남에서 사활을 걸고 전투에 임하셨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러분들이 위험요소라고 생각하셨던 것들로부터 남베트남 국민을 보호하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이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서가 아닌가요?
여러분이 지키고자 했던 남베트남이라는 나라의 남베트남농촌개발단에서 일했던 쩌이 님과, 남베트남 국민이었던 탄 아주머니께서, 오늘 여러분이 사랑하는 이 나라의 사법제도에 따라 재판을 받으십니다.
응우옌티탄 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무조건 본인 편을 들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재판의 기회를 달라고요. 오늘 이 재판의 원고와 증인이신 쩌이 님과 탄 아주머니를 부정적으로 보는 일부 참전군인 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간청합니다. 오늘 재판까지 오기 위해 오랜 인고의 시간과 전쟁의 고통과 특정 집단의 비방을 견뎌낸 두 분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십시오.
또한 탄 아주머니와 비슷한 아픔을 겪으시고, 비슷한 처지에 놓이신 베트남 피해자분들도 탄 아주머니처럼 대한민국의 법정에 서실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실 수 있도록, 이분들을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십시오. 여러분이 사랑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사법제도에 따라 베트남 전쟁의 피해자 분들이 판결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재판은 참전군인분들을 깎아내리는 게 아닙니다. 천문학적인 증거자료와, 엄격한 법률 조항과 판례 확인을 거쳐, 양쪽 모두에게 공정한 판결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오늘 이 재판뿐만이 아니라, 다른 베트남 전쟁 피해자 분들에게도 재판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참전군인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이 나라의 사법 정의가 실추되는 것일뿐더러, 참전군인 여러분의 명예 또한 회복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오늘 이 재판이 판결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베트남 전쟁 피해자 분들이 탄 아주머니와 쩌이 님처럼 재판을 받게 되는 계기, 시작점이 되길 바라며 발언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 성미산학교의 이선정 선생님, 한베평화재단 후원회원 안희표 님
[기자회견문]
"대한민국은 베트남전쟁의 진실과 책임을 인정하라"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가배상소송을 제기 한 지 27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2022년 8월 9일 오늘, 이 역사적인 재판의 원고 응우 옌티탄과 증인 응우옌득쩌이가 이제 곧 대한민국 법정에서 그날의 진실을 증언합니다. 응 우옌티탄을 비롯한 베트남의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있는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네트워크’와 한국의 여러 단체와 시민들이 오늘 이 자리에 모여 이번 기 자회견을 개최합니다.
1968년
2월 12일에 벌어진 퐁니•퐁녓학살 사건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 살 피해들 중 가장 많은 증거자료와 이야기가 알려진 사건입니다. 최근에는 사건 현장에 있었던 참전군인의 법정 증언이 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 언론은 물론 베트남을 비롯한 세계의 주요 외신들도 이번 국가배상소송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번 재판이 코로 나19 팬데믹이라는 세계적 재앙 속에서 진행되었음에도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 을 원하는 한국과 세계 시민들의 관심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피고 대한민국은 한 국군의 과오를 전혀 인정하지 않으며 2년 넘게 원고 응우옌티탄, 그리고 한국의 시민들과 맞서고 있습니다.
피고 대한민국에게 엄중히 요청합니다. 20세기 세계사는 전쟁과 학살의 어두운 역사와 정 면으로 마주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의 연속이었습니다. 전쟁과 학살 문제를 외면하고서 는 국가도, 외교도, 발전도, 인권도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한국은 21세기 경제대국과 문화강국을 자부하고 있지만, 정작 세계 시민사회 속 대한민국이 저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책임은 외면해왔습니다. 세계인들 앞에서 대한민국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말할 자 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응우옌티탄은 이번 재판에 퐁니•퐁녓학살 희생자 74명의 원혼들이 함께 하고 있으며 베트 남 중부에 있는 수많은 학살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이 재판의 또 다른 원고라고 힘주어 말 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원고 응우옌티탄의 곁을 함께 하는 우리 시민들은 대한민국 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중시하는 국가답게 퐁니•퐁녓의 진실을 인정하고 보다 책임있는 태도로 재판에 임하길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번 국가배상소송을 출발점으로 베트남전쟁이 4 남긴 수많은 과거사 문제들의 해결에도 한국 정부가 조속히 나서길 촉구합니다.
한국의 시민들에게도 연대를 요청합니다. 베트남전쟁에는 한국과 베트남은 물론 미국과 동 아시아의 여러 나라 시민들의 역사가 담겨 있고 21세기에도 그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 고 있습니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베트남전쟁과 연결되어 있는 ‘나’의 자리를 성찰하며 앞 으로도 계속 이어질 원고 응우옌티탄의 법정 투쟁을 응원하고 지지해주십시오. 그리고 베 트남에 있는 수많은 학살 피해자•유가족들과 평화와 연대의 마음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 립니다.
2018년 시민평화법정에서 승소한 원고 응우옌티탄이 이번 국가배상소송에서도 당당히 승 소해야 합니다. 역사에 남을 이번 재판이 남길 수많은 이야기들과 여러 경계를 넘는 시민 연대를 통해 한국 사회가 베트남전쟁 문제를 더 깊게 성찰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2년 8월 9일 응우옌티탄 국가배상소송 8차 변론기일 기자회견 참석자 일동

8차 변론기일의 쟁점과 의미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김남주 변호사

기자회견이 열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실
베트남전쟁 민간인학살 사건 국가배상소송 원고 응우옌티탄 법정 진술 기자회견(2022.8.9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