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평화연대두부(김민형) 활동가의 병역거부 시민사회 간담회 이야기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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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김민형) 활동가의 병역거부 시민사회 간담회 이야기


2024년 가을, 한베평화재단은 ‘두부(김민형)’라는 이름의 새로운 동료를 맞이했습니다. 두부는 홍보 담당자로 활동하며 베트남전쟁의 진실을 전하는 과정에서 전쟁의 참상을 증언하는 베트남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와 유가족들을 만났고, 동시에 전쟁의 부조리를 고백하는 참전군인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두부에게 전쟁과 군사주의를 다시 묻게 했고,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오는 2월 23일(월), 입영일에 맞춰 대체복무까지 거부하는 ‘완전 병역거부’ 선언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한베평화재단은 두부의 병역거부가 베트남전쟁에 대한 반성과 성찰 위에서 미래의 평화를 일구려는 재단에 방향과 깊이 맞닿아 있다고 보았습니다. 과거사 청산을 넘어 오늘날의 군사주의에 저항하는 평화운동을 지향해 온 재단의 기조에 따라, 병역거부 운동을 오랫동안 이끌어 온 전쟁없는세상과 함께 두부의 활동을 지지하고 병역거부의 의미를 사회에 알리는 일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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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반꾸엇 마을 위령비로 가는 길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두부 활동가


이러한 취지 속에서 지난 1월 28일(수), 두부의 병역거부 시민사회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여러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비롯해 두부를 지지하고 병역거부 운동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함께한 이번 간담회에는 40명이 넘게 모였습니다. 두부는 병역거부를 결심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차분히 나누며, 대체복무마저 거부하기로 한 자신의 선택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부는 세월호 추모시 「화인」의 구절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다."를 소개하며, 세월호 참사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유가족을 직접 만난 뒤 사회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이 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뉴스와 영화로 접하고, 한베평화재단에서 전쟁의 참상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를 처음 마주하면서 전쟁이 어떻게 개개인의 삶을 파괴하는지 실감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를 지켜보며 자칫 베트남전 당시처럼 군인이 민간인을 해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저항과 군인들의 명령 거부가 계엄을 막아내는 모습을 보며 병역거부에 대한 결심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밝혔습니다. 


두부는 끝으로 "감옥에 가는 것은 감수하더라도 대체복무제의 문제와 현재 군사주의의 구조를 더 분명히 드러내고자 병역거부를 선택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대체복무를 선택하고 그것이 군사주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체복무제 개선과 병역거부 운동에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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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 시민사회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두부 활동가


이어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대체복무를 마친 민변의 장길완 상근활동가가 대체복무제의 문제점을 생생하게 공유했습니다. 그는 대체복무제가 오랜 병역거부 운동의 성과로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제도는 "병역거부자의 신념을 존중하기보다 행정적 처벌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대체역 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가 병무청 산하에 설치되어 있고 국방부와 병무청 추천 인사들이 포함된 구조 속에서, 병역거부자들의 양심에 대한 자의적인 판단과 공격적 심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문제를 짚었습니다.


이에 장길완 활동가는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시민사회 개정안을 소개하며, 심사위에 대한 병무청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나아가 독립시킬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우선 심사위를 병무청에서 분리해 국가위원회 소속으로 전환하고, 심사위원 임명권자를 변경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복무 영역을 교정시설에 한정하지 않고 소방·사회복지시설 등으로 확대하는 것, 과도하게 긴 복무 기간을 줄이는 것, 합숙 위주의 복무 형태를 개선하는 것, 차별과 권리 침해에 대한 구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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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제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장길완 활동가


전쟁없는세상 이용석 활동가는 두부의 병역거부 이후 에상되는 법적 절차와 향후 연대 계획을 공유했습니다. 그는 2월 말에 병역거부 선언식을 진행하면 3~4월 경찰 조사, 5~6월 재판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구속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용석 활동가는 병역거부 선언 기자회견에 많은 시민단체와 개인들이 함께하고 지지 성명을 발표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선언 이후에는 '두부를 불러주세요' 프로그램을 통해 두부가 각 지역과 단체를 직접 찾아가, 전쟁이 일상화된 시대에 지금의 병역거부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더불어 재판 과정에서의 연대 방청, 병역거부의 날 행사,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입법 활동 등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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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간담회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오는 2월 23일 대체복무까지 거부하는 두부의 병역거부 선언을 계기로 시민사회가 어떻게 병역거부 운동에 동참하고 대체복무제 개선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의견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토론에서는 대체복무 심사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모의 심사·체험형 콘텐츠 제작,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를 알리는 웹툰·인스타툰·영화제 등 쉽게 접근 가능한 콘텐츠 확대, 온라인·오프라인 지지 모임과 플랫폼 구축, 선언식과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퍼포먼스와 아카이빙 등 다양한 제안이 나왔습니다. 또한 '두부'라는 이름을 살린 캠페인과 행사로 더 많은 사람들과 접점을 만들자는 의견도 이어졌습니다.


이 논의는 아직 열려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두부가 병역거부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왜"였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병역거부와 군사주의가 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함께 고민해 주시길 바랍니다. 병역거부 운동과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해 나누고 싶은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한베평화재단과 전쟁없는세상으로 연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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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병역거부를 둘러싼 현실이 여전히 냉혹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1월 20일, 서울 북부지방법원은 병역거부자 나단 님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실형(1년 6개월)을 유지하며 법정구속을 명했습니다. 대체복무를 통해 사회 공동체에 기여하고자 했던 한 시민이 끝내 감옥으로 내몰린 이 사건은 한국 사회에서 양심의 자유가 여전히 위태롭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관련 링크)


그렇기에 두부의 병역거부 선언식은 단지 한 사람의 결심을 알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군사주의와 대체복무제의 현실을 드러내고 바꾸기 위한 시작입니다. 민간인학살과 전시성폭력을 가능하게 했던 국가폭력의 조건들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병역거부자들은 비록 소수일지라도, 이런 부조리한 군사주의에 저항하는 살아 있는 증거입니다. 그들의 선택이 미래의 진정한 평화를 여는 소중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한베평화재단은 두부 활동가의 병역거부 선언을 지지하며 그의 용기 있는 선택을 기꺼운 마음으로 축하합니다. 결심의 대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그가 스스로 바라는 평화를 실현하고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두부의 병역거부를 지지해 주세요. 병역거부자를 가두는 사회에 "아니오"라고 말해 주세요.


병역거부라는 선택이 고립되지 않고, 누구나 평화를 선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길에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글/사진 : 한베평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