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평화기행에서 13일 퐁니마을의 탄님을 만나고 돌아온(14일) 다음날 저녁(15일) 저녁에 온라인으로 집담회가 열렸습니다. 시간이 되자 속속들이 입장하시는 분들은 승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집담회는 신청하신 분들의 요청으로 문자통역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13일에 진행된 탄님과의 좌담회 영상도 함께 보며 한베평화재단 활동가 ‘아침’의 사회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시작하면서 [베트남전쟁 시민사회 네트워크 사업 기금 모금]에 대해 현재까지 13명의 후원자가 참여해서 57만원 모금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었는데, 집담회가 끝나고 나서 105만원이 추가 모금되었다는 기쁜 소식도 살짝 전합니다.
집담회의 1부는 이번 항소심에 대한 브리핑 시간이었습니다. 국가배상소송 원고 대리인이자 한베평화재단 이사이기도 한 임재성 변호사는 10여 명의 변호사들과 더 많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인사로 시작했습니다. 판결을 이틀 앞둔 집담회 당일까지 피고측이 서면을 제출해서 반박서면을 제출하는 등 안 보이는 곳에서 수고해온 변호사 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왜 참전군인이 아닌 국가에 배상요구를 하는지, 2015년 퐁니마을 학살 피해생존자인 응우옌티탄 님의 방문부터 2018년의 시민평화법정까지, 2020년 4월의 소장 제출부터 1심 승소까지, 그리고 현재 피고 대한민국의 궁색한 주장들과 2심의 쟁점까지 살펴보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 영상을 참조해주세요. 1심이 왜 압도적인 승리인지, 툭하면 우기는 “베트남 정부는 과거를 들추길 원하지 않는다”는 식의 주장이 왜 말이 안되는지, 피고 대한민국이 행하고 있는 진상에 대한 은폐시도까지 잘 정리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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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성 이사님의 설명 중 몇 가지 인상적인 말들입니다.
“1심 판사는 당사자 심문을 들을 때 인간으로서 확신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탄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 사람이 자신이 기억하는 일을 이야기하고 있고, 정말로 지금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간절하게 대한민국에게 고통의 회복을 원하고 있구나’라는 확신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반복적인 논의와 댓글들이 첫째, 베트남은 사과를 원하지 않는다. 둘째는 베트남 정부는 이슈화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피해자들은 사과를 원하고 있습니다. (중략) 그리고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무척 중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중략)”
“1심 판결은 피고 대한민국이 진상을 은폐했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2024년에 피고 대한민국이 2000년의 진실을 이야기했던 사람에게 찾아가서 이걸 부인하는 사실확인서를 하나 작성해 달라고 이야기했던 게 대리인으로서 고통스웠어요, 제대로 된 사실 인정과 피해 회복과 명예 회복이 적정한 시기 때 적절한 절차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이 고통이 얼마나 계속 현재적으로 확대되고 또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모습이어서 고통스러웠습니다.”
몇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은 후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며 탄님의 좌담회 영상을 한번 더 보았습니다. 2심 선고를 앞두고 잠을 못 주무셨다는 탄님의 마음에 귀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2부에서는 시민 패널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법정의 목격자, 진상규명 운동 참여자, 그리고 1심판결문 번역자라는 정체성을 가지신 분들 세분을 패널로 모셨습니다.
첫 번째 순서는 한베평화재단의 소모임 <기기: 기억과 기념>, 운동설계사 등을 함께했고 2심의 변론기일에도 수차례 참석하신 수민 님입니다. 수민 님은 2024년에 국가배상소송의 변론기일에 두 번, 하미행정소송의 선고일에 참여했습니다. 각각의 방청 경험을 나누어주셨습니다.
“10월 11일의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피고는 지지부진한 말들을 계속 했습니다. 피고측의 프리젠테이션을 보면서 너무 화가 나고 저렇게 있는 사실과 사건도 국가의 성의 없는 답변으로 다 무마할 수 있나? 저게 되나? 싶은 마음에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피고측 변호인단 방청석에 나이 많고 보수적인 변호사분들이 자리하고 계셨는데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큰소리로 떠들기도 하고 하는 모습 자체가 저들이 이 재판에서 얼마큼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지, 국가라는 권력을 등에 업고 있는지가 보였습니다. 그것이 원통함을 키웠습니다.”
수민 님은 한베평화재단의 책읽기 소모임 <기기: 기억과 기념> 멤버이자, 2024년의 운동설계사라는 진상규명운동을 설계하기 위한 비폭력트레이닝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 계기는 논문을 쓰기 위한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의 고민 때문이라고 합니다.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베트남전쟁, 나아가 전쟁에 대해 이야기해야하는 과정, 그것이 열쇠이자 마중물이 되어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그런 운동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운동을 업으로 하고 있지는 않으니까 특정한 가치들을 잊기도 하고 외면하거나 침묵하기도 하는데 그러다 제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이 운동은 역사적인 정의나 진상규명이나 이렇게 거창한 말 아니고도 제가 저의 가치들을 잘 지키며 살 수 있게 해주는 동력이 됩니다.” 라는 말로 정리해주셨는데 이것은 수민님의 2024년 1월 평화기행 후기글에도 잘 나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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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극단 신세계의 배우로 베트남전쟁 민간인학살을 다룬 두 편의 연극에 참여한 고용선 님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방청을 지켜보면서 어땠는지, 어떤 마음으로 이 문제를 지켜보는지 예술가의 입장에서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고용선 님은 재판방청에서 사건의 크기도 크고 오래되었지만 사회적 관심이 적다는 걸 체감하고 피고 대한민국의 변호인들의 비논리적이고 불성실한 노력들에 대한 실망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방청 이후 변호인단의 브리핑을 통해 재판 과정을 쉽게 이해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되짚어주는 것을 높이 평가해주었습니다.
“예술창작자로 최근에 마주한 것 중에 가장 큰 것이 한국 남자, 비장애인, 연극인으로 생존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부정하고 차별하고 배제를 일삼으며 살고 있다는 점에 대한 불편한 지점들을 깨닫고 있어요. 변론기일에 대한민국이 생존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들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옳지 못한 행동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략) 그 부끄러움이 나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연결됐습니다. (중략) 자신이 가진 사회적 역할에 대한 책임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연극의 특장점을 활용해서 자신과 가까운 일로 여기도록 첨예하게 창작해야겠다는 생각, 예술가로서 시민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생각 등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와 자신의 책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책임을 지다보면 더 나은 세상을 만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번외로 가해자의 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4차 변론기일에서 판사분이 불편한 역사에 대해서 숨기는 것이 아니라 밝히고 끄집어내서 마주하는 것이 더 나은 사람과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이라고 한 것이 인상깊었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 패널이었던 리에우 님은 1심 승소 판결문 번역에 참여했습니다. 민간인 학살 문제를 잘 몰랐고 졸업 후 뚜옌 선생님(시민평화법정에서 통역을 맡았던 시내 님)에게 번역을 같이하자는 제안을 받으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간이 그런 잔인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 어떻게 노인과 여자들과 아이들을 다 죽였을지 끔찍한 고통을 알게 되어서 충격과 분노를 느꼈습니다, 전쟁 때문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진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답답하고 화났어요. 피해자들이 살아 남아도 몸과 마음의 극심한 고통을 견뎌내게 되는 얘기에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번역과정에서 퐁니·퐁녓 학살 사건, 그리고 그 당시 역사 상황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소송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 그리고 한국군의 입장을 알게 됐어요. 한국군이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탄 님과 활동가와 변호사 님들께 감사드리고 제발 승소하기를 바랍니다.”
베트남 사회의 다른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지 반응이 어떤지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젊은이들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지만, 친구들의 경우 이 사건을 알게 되고 함께 승소소식을 기뻐했다고 합니다. 신문이나 TV에서 소식이 많이 나오고 이야기가 많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질문을 통해 교과서에 기술되어있는지를 물어봤는데 민간인학살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합니다.
‘민’들의 목소리를 나누는 자리였지만 이후 이야기를 길게 이어가기엔 아쉬운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우리의 진상규명 요구하는 가운데 더 많은 목소리들이 합쳐지길 바랍니다.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을 꼭 보시기를 바랍니다.
법정을 만드는 ‘민’들의 목소리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국가배상소송 항소심 집담회 후기
베트남 평화기행에서 13일 퐁니마을의 탄님을 만나고 돌아온(14일) 다음날 저녁(15일) 저녁에 온라인으로 집담회가 열렸습니다. 시간이 되자 속속들이 입장하시는 분들은 승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집담회는 신청하신 분들의 요청으로 문자통역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13일에 진행된 탄님과의 좌담회 영상도 함께 보며 한베평화재단 활동가 ‘아침’의 사회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시작하면서 [베트남전쟁 시민사회 네트워크 사업 기금 모금]에 대해 현재까지 13명의 후원자가 참여해서 57만원 모금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었는데, 집담회가 끝나고 나서 105만원이 추가 모금되었다는 기쁜 소식도 살짝 전합니다.
집담회의 1부는 이번 항소심에 대한 브리핑 시간이었습니다. 국가배상소송 원고 대리인이자 한베평화재단 이사이기도 한 임재성 변호사는 10여 명의 변호사들과 더 많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인사로 시작했습니다. 판결을 이틀 앞둔 집담회 당일까지 피고측이 서면을 제출해서 반박서면을 제출하는 등 안 보이는 곳에서 수고해온 변호사 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왜 참전군인이 아닌 국가에 배상요구를 하는지, 2015년 퐁니마을 학살 피해생존자인 응우옌티탄 님의 방문부터 2018년의 시민평화법정까지, 2020년 4월의 소장 제출부터 1심 승소까지, 그리고 현재 피고 대한민국의 궁색한 주장들과 2심의 쟁점까지 살펴보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 영상을 참조해주세요. 1심이 왜 압도적인 승리인지, 툭하면 우기는 “베트남 정부는 과거를 들추길 원하지 않는다”는 식의 주장이 왜 말이 안되는지, 피고 대한민국이 행하고 있는 진상에 대한 은폐시도까지 잘 정리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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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성 이사님의 설명 중 몇 가지 인상적인 말들입니다.
“1심 판사는 당사자 심문을 들을 때 인간으로서 확신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탄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 사람이 자신이 기억하는 일을 이야기하고 있고, 정말로 지금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간절하게 대한민국에게 고통의 회복을 원하고 있구나’라는 확신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반복적인 논의와 댓글들이 첫째, 베트남은 사과를 원하지 않는다. 둘째는 베트남 정부는 이슈화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피해자들은 사과를 원하고 있습니다. (중략) 그리고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무척 중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중략)”
“1심 판결은 피고 대한민국이 진상을 은폐했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2024년에 피고 대한민국이 2000년의 진실을 이야기했던 사람에게 찾아가서 이걸 부인하는 사실확인서를 하나 작성해 달라고 이야기했던 게 대리인으로서 고통스웠어요, 제대로 된 사실 인정과 피해 회복과 명예 회복이 적정한 시기 때 적절한 절차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이 고통이 얼마나 계속 현재적으로 확대되고 또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모습이어서 고통스러웠습니다.”
몇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은 후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며 탄님의 좌담회 영상을 한번 더 보았습니다. 2심 선고를 앞두고 잠을 못 주무셨다는 탄님의 마음에 귀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10월 11일의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피고는 지지부진한 말들을 계속 했습니다. 피고측의 프리젠테이션을 보면서 너무 화가 나고 저렇게 있는 사실과 사건도 국가의 성의 없는 답변으로 다 무마할 수 있나? 저게 되나? 싶은 마음에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피고측 변호인단 방청석에 나이 많고 보수적인 변호사분들이 자리하고 계셨는데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큰소리로 떠들기도 하고 하는 모습 자체가 저들이 이 재판에서 얼마큼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지, 국가라는 권력을 등에 업고 있는지가 보였습니다. 그것이 원통함을 키웠습니다.”
수민 님은 한베평화재단의 책읽기 소모임 <기기: 기억과 기념> 멤버이자, 2024년의 운동설계사라는 진상규명운동을 설계하기 위한 비폭력트레이닝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 계기는 논문을 쓰기 위한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의 고민 때문이라고 합니다.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베트남전쟁, 나아가 전쟁에 대해 이야기해야하는 과정, 그것이 열쇠이자 마중물이 되어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그런 운동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운동을 업으로 하고 있지는 않으니까 특정한 가치들을 잊기도 하고 외면하거나 침묵하기도 하는데 그러다 제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이 운동은 역사적인 정의나 진상규명이나 이렇게 거창한 말 아니고도 제가 저의 가치들을 잘 지키며 살 수 있게 해주는 동력이 됩니다.” 라는 말로 정리해주셨는데 이것은 수민님의 2024년 1월 평화기행 후기글에도 잘 나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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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극단 신세계의 배우로 베트남전쟁 민간인학살을 다룬 두 편의 연극에 참여한 고용선 님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방청을 지켜보면서 어땠는지, 어떤 마음으로 이 문제를 지켜보는지 예술가의 입장에서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고용선 님은 재판방청에서 사건의 크기도 크고 오래되었지만 사회적 관심이 적다는 걸 체감하고 피고 대한민국의 변호인들의 비논리적이고 불성실한 노력들에 대한 실망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방청 이후 변호인단의 브리핑을 통해 재판 과정을 쉽게 이해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되짚어주는 것을 높이 평가해주었습니다.
“예술창작자로 최근에 마주한 것 중에 가장 큰 것이 한국 남자, 비장애인, 연극인으로 생존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부정하고 차별하고 배제를 일삼으며 살고 있다는 점에 대한 불편한 지점들을 깨닫고 있어요. 변론기일에 대한민국이 생존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들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옳지 못한 행동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략) 그 부끄러움이 나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연결됐습니다. (중략) 자신이 가진 사회적 역할에 대한 책임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연극의 특장점을 활용해서 자신과 가까운 일로 여기도록 첨예하게 창작해야겠다는 생각, 예술가로서 시민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생각 등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와 자신의 책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책임을 지다보면 더 나은 세상을 만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번외로 가해자의 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4차 변론기일에서 판사분이 불편한 역사에 대해서 숨기는 것이 아니라 밝히고 끄집어내서 마주하는 것이 더 나은 사람과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이라고 한 것이 인상깊었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 패널이었던 리에우 님은 1심 승소 판결문 번역에 참여했습니다. 민간인 학살 문제를 잘 몰랐고 졸업 후 뚜옌 선생님(시민평화법정에서 통역을 맡았던 시내 님)에게 번역을 같이하자는 제안을 받으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간이 그런 잔인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 어떻게 노인과 여자들과 아이들을 다 죽였을지 끔찍한 고통을 알게 되어서 충격과 분노를 느꼈습니다, 전쟁 때문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진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답답하고 화났어요. 피해자들이 살아 남아도 몸과 마음의 극심한 고통을 견뎌내게 되는 얘기에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번역과정에서 퐁니·퐁녓 학살 사건, 그리고 그 당시 역사 상황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소송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 그리고 한국군의 입장을 알게 됐어요. 한국군이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탄 님과 활동가와 변호사 님들께 감사드리고 제발 승소하기를 바랍니다.”
베트남 사회의 다른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지 반응이 어떤지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젊은이들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지만, 친구들의 경우 이 사건을 알게 되고 함께 승소소식을 기뻐했다고 합니다. 신문이나 TV에서 소식이 많이 나오고 이야기가 많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질문을 통해 교과서에 기술되어있는지를 물어봤는데 민간인학살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합니다.
‘민’들의 목소리를 나누는 자리였지만 이후 이야기를 길게 이어가기엔 아쉬운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우리의 진상규명 요구하는 가운데 더 많은 목소리들이 합쳐지길 바랍니다.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을 꼭 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