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평화연대제17회 노근리평화상 '인권상' 수상(11월 8일)


제17회 노근리평화상 '인권상'을 수상

축하해주세요! 한베평화재단이 제17회 노근리평화상 '인권상'을 수상(11월 8일)했습니다.

노근리평화상 심사위원회는 한베평화재단이 한국과 베트남이 겪은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전쟁의 기억을 기록하고, 학술연구, 평화교육, 전쟁피해자 지원사업, 문화예술 교류, 진상규명 활동 등을 통해 시민과 함께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는 점을 수상 이유로 밝혔습니다.

또한 한베평화재단이 피해마을•피해자와 소통하며 국경을 넘는 기억의 연대를 구축하는 추모행사 참여 및 지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 전달, 놀이터와 컴퓨터교실 지원사업 등을 추진해온 것을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 님의 국가배상소송을 지원하며 피해자의 법정투쟁에 연대하는 등의 진상규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언급하며, 한베평화재단의 활동이 베트남 전쟁 안에만 머물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고 평화의 미래를 준비해 가고 있음을 '인권상' 수상의 이유로 밝혔습니다.

한베평화재단의 이번 수상은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이 베트남의 피해생존자와 유가족들에게 전하는 연대의 메세지이며 노근리의 평화 정신을 베트남과 아시아에 확장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한베평화재단 역시 이 마음을 받아 피해자들의 회복, 나아가 '평화'라는 공감의 언어를 세계 속에 인식시키고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해나가겠습니다.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이 주관하는 노근리평화상은 2008년에 노근리사건이 남긴 인권과 평화의 가치에 대한 교훈을 확산시키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함께 수상하신 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언론상 방송: 하누리•오광택 기자(길에서 여자가 살았다, KBS 시사기획 창, 2024)
- 언론상 신문: 이승훈•변은샘•손희문(8000원혼, 우키시마호의 비극, 부산일보, 2023)
- 문학상 장편: 최유안 작가(새벽의 그림자, 은행나무, 2024)
- 문학상 중단편: 이미상 작가(옮겨붙은 소망. 창작과비평, 2024)
- 특별상 : 연세영 작곡가 및 화가

다시 한 번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의 노근리 평화상 수여에 감사드리며 한베평화재단과 함께 해주신 베트남의 피해자, 유가족 분들 그리고 재단과 연대해주신 한국과 베트남의 수많은 시민 여러분들에게 이번 수상의 기쁨과 영광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래는 한베평화재단 강우일 이사장님의 수상 소감 전문을 공유합니다.

17회 노근리 평화상 부문 인권상’ 수상 소감

 2024년 11월 8

 한베평화재단 이사장 강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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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발발 직후 7월 23일 충남 영동읍 주곡리와 임계리 주민들은 미군이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 준다는 말을 믿고 집집마다 아이들 손을 잡고 달구지에 짐을 싣고 피난길에 나섰습니다그들이 노근리에 이르렀을 때 미군은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여 비무장의 피난민들에게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먼저 하늘을 날아온 미 전투기가 양민들을 향해 공중에서 폭탄을 투하하자 연약한 육신들이 무참히 조각나고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이어서 45일 동안 미 지상군 부대가 퍼부어댄 집중 사격과 조준 사격에 가족과 친지와 이웃들 수백 명이 몸을 숨길 아무런 피난처도 찾지 못한 채 도살장의 가축들처럼 쓰러져갔습니다살아남은 유가족들은 전쟁통에 아군의 총부리에 도살당한 친지들의 억울한 죽음과 재앙을 어디에도 하소연할 길 없어 피멍으로 채워진 가슴을 안고 몇십 년을 신음과 침묵 속에 견디고 버티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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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이승만 정부와 30년 지속된 군사정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어진 문민정부도 국민의 정부도 자국민의 어처구니없는 희생과 참극에 대한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지 않았습니다희생자 유가족들은 미국을 상대로 마치 거대한 고래에 맞서는 새우와 같은 심정으로 승산 없는 외로운 싸움을 이어갔습니다앞이 안 보이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여러 해 보낸 끝에 유가족들은 AP통신을 비롯한 세계 언론의 도움을 받아 기적적으로 미국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끌어내었습니다지난 74년간 노근리가 걸어온 진실규명과 기억 투쟁의 길은 전쟁범죄의 진실을 은폐한 국가에 저항해 온 시민들의 고귀한 정신을 되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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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에 참전한 대한민국 군대도 전쟁 중 베트남의 비무장 민간인들을 노인과 여성어린이들까지 무차별 집단 학살하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여러 마을에서 저질렀습니다베트남 주민들도 한국군이 자신들을 보호한다고 믿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마을을 포위하고 명령대로 집합한 마을 사람들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잔혹한 폭력을 쏟아부었습니다유가족들은 지금도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지우지 못합니다유가족들은 끓어오르는 분노와 한을 다스릴 수 없어 자신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증오를 비문에 적어 영원히 잊지 않겠노라고 새겼습니다이런 분노와 한을 우리 국가는 오늘날까지 외면하고 부인만 해왔습니다. 2023년 2월 7일에야 비로소 한국 사법부는 퐁니 퐁넛 마을 학살 사건의 생존자인 응우옌티탄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한국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첫 판단을 내렸습니다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에 승복하지 않고 2심으로 항소하였습니다안타깝게도 우리 국가는 아직 숭고한 인간 생명의 존엄보다 국가 조직의 위신과 체면을 앞세우는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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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베트남 한국군 파병 60주년입니다우리에게 베트남전쟁은 무엇이고 우리가 먼 타국에 가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들이 살아온 60년의 세월이 어떤 통한의 나날이었는지를 새길 줄 알아야 우리는 무고한 희생을 치른 수많은 고귀한 생명들에게 합당한 조의를 표하고 명복을 빌 자격이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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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팔레스타인에서우크라이나에서미얀마에서 고통받는 이들이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이들의 연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베트남전쟁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운동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우리 한베평화재단은 단순히 과거사 문제의 해결에만 머물지 않고노근리와 함께 전지구적 반전과 평화운동의 미래를 열어가는 평화단체로 나아갈 것입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