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평화연대[탄탄이] 전쟁기념관이 탄탄이를 고소하다 - 시민활동가들의 경찰 조사 후기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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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관이 탄탄이를 고소하다

- 시민활동가들의 경찰 조사 후기 -




고소장


피고소인      성명불상자들

                   (‘전쟁기념관을 바꾸는 시민활동가들의 모임 탄탄이’ 회원으로 추정)

                   주   소     불상

                   연락처     불상

                   S N S      http://x.com/thanh_thanh_i



지난 3월 12일 전쟁기념관은 탄탄이를  업무방해죄, 공용물건손상죄(예비적: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피고소인에 성명불상자들(‘전쟁기념관을 바꾸는 시민활동가들의 모임 탄탄이’ 회원으로 추정), X(구 트위터)의 계정을 함께 적어두었습니다.


전쟁기념관은 직접행동을 지속하고 있는 시민들이 탄탄이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고소장에 “전쟁기념관을 바꾸는 시민활동가들의 모임 탄탄이 회원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있고 탄탄이의 트위터 계정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탄탄이는 트위터 등 SNS 계정을 통해 채명신 훈령 전시에 대한 직접행동을 시민들에게 알리며 많은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전쟁기념관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탄탄이에 그 어떤 사전 연락이나 항의, 주의조치 없이 바로 고소장을 날렸습니다. 조사를 시작한 경찰이 한베평화재단 사무실로 연락을 하며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고소취지


고소인은 피고소인들을 업무방해죄, 공용물건손상죄(예비적: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 협의로 고소하오니 조사하시어 처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탄탄이는 작년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인 두 응우옌티탄 님과 전쟁기념관 다크투어를 진행했고, 두분의 분노에 공감했습니다. 탄탄이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전쟁기념관에 수차례에 걸쳐 채명신 훈령 전시물의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형식적이고 내용없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고 시민들이 제기한 문제 제기를 검토해볼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탄탄이는 전시물에 직접적인 훼손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거짓’ 포스팅을 하여 전쟁기념관에 강한 항의 표시를 한 것이었습니다.  (관련 소식) 그러나 돌아온 것은 시민과의 대화가 아닌 과도한 공권력의 횡포였습니다. 



고소사실


2. 업무방해

피고소인들은 공모하여 2025. 10. 14. 경부터 2026. 2. 10. 경까지 총 7회에 걸쳐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9에 있는 고소인 운영의 전쟁기념관 해외파병실 베트남전쟁 전시공간에서, 채명신 장군 훈령 전시물 등에 ‘거짓’, ‘거짓말’이라는 문구가 적힌 부착물을 붙이는 방법으로, 

가. 전시물 훼손 도구를 숨겨 반입하고 관리 직원의 감시를 피해 순식간에 범행하는 등 ‘위계’로써,

나. 개월에 걸친 반복적인 범행과 1월 17일에는 5인 이상이 동시∙집단적으로 행동하는 등 관람객과 직원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하는 ‘위력’으로써, 

고소인의 전쟁기념관 전시물의 온전성을 유지하고 건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관리해야 할 업무를 방해하였다. 


3. 공용물건손상{예비적: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함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

피고소인들은 공모하여, 위 제2항 기재와 같은 7회의 범행 과정에서,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물건인 위 전시물들에 부착물을 붙여 그 역사 교육적 효용을 해하고, 접착력이 강한 테이프 등으로 표면을 손상시켜 공용물건을 손괴하였다. 

(설령 위 전시물이 공용물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피고소인들은 2인 이상이 공동 공모하여 위 제2항과 같은 방법으로 고소인 소유의 전시물에 접착력이 강한 테이프 등을 사용하여 부착물을 고정함으로써 그 효용을 해하여 공동으로 재물을 손괴하였다.)



고소장에 내용 중 <‘거짓’, ‘거짓말’이라는 문구가 적힌 부착물을 붙이는 방법>은 조금 오류가 있습니다. 어쩌면 사실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적은 것 같습니다. 탄탄이는 거짓이라는 글자를 포스트잇으로 만들었습니다. (관련 SNS글) 고소장에 ‘전시물 훼손 도구를 숨겨 반입하고 관리 직원의 감시를 피해 순식간에 범행’이라고 적혀있는데 포스트잇과 마스킹테이프, 종이와 스카치매직테이프를 훼손 도구라고 하는 것은 범죄를 주장하기 위한 과장된 표현입니다. 전쟁기념관의 거대함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의 엄살로 보입니다.


그리고 숨겨서 반입한 것이 아니라 가방에 넣어갔을 뿐이며 관람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사람이 없을 때 진행하려 했습니다. 간혹 행동을 할 때 관람객들이 지나가긴 했지만 불만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냥 지나쳐가거나 응원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전쟁기념관 직원은 입구에서만 볼 수 있었기에 일부러 감시를 피했다는 주장은 과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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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이들은 민원에 대한 답변을 받은 후에 신중하고 면밀하게 우리의 메세지는 무엇이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우리의 요구를 많은 이들이 알게 할 수 있을지, 우리는 어떤 위험을 감당할 수 있을지를 논의했습니다. 그런 후에 몇가지 직접행동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우리가 만나게 될 직원이나 관객들을 잠재적 지지자로 여기며, 개인에 대한 공격을 삼가고(욕, 도발, 빈정 등) 대응할 담당자를 따로 정한다거나 해치거나 다치지 않는다 등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화 상황에 대한 트레이닝을 하기도 했습니다.


전시물에 동의하지 않지만 훼손하지 않고 우리의 생각을 남기는 것에 초점을 두면서 종이 위에 붙여도 떼어낼 때 흔적을 남기지 않는 포스트잇, 마스킹테이프, 스카치매직테이프 등을 사용했습니다. 


그런 노력에도 탄탄이 4명이 용산경찰서의 강력계 형사에게 장시간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놀랍게도 전쟁기념관은 탄탄이의 포스트잇 액션으로 인한 피해액 104만원을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종이 위에 붙였다 떼어도 흔적이 남지 않는 테이프 들이 금속 재질에 페인트칠 된 모조품에 104만원 어치의 훼손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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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에 걸친 경찰 조사는 무척 피곤한 일이었습니다. 시민이 전시물에 포스트잇을 붙인 정도의 사건이 용산경찰서 강력2팀에 배정되었습니다. 담당 형사는 탄탄이가 비폭력 직접행동 차원에서 이번 행동을 한 것을 수차례 설명해도 범행, 공범, 재범, 몰래 등의 단어로 시민을 범죄자 취급하며 조사를 이어갔습니다. 탄탄이가 포스팅 액션을 할 당시에 아무런 소란도 없었고 관람객에게 전혀 불편을 끼치지 않은 것을 CCTV 영상으로 다 보았음에도, 고소장의 요건에 맞춰 죄를 성립하게 하려는 질문들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탄탄이는 이러한 것에 항변하기도 했고 때로는 진술 거부로 맞섰습니다. 지치고 힘이 빠지는 조사였지만 탄탄이가 직접행동을 한 이유와 목적을 차분하고 당당히 설명했고, ‘재범’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전쟁기념관에 변화가 없다면 탄탄이가 시민들과 연대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기념관에 계속 맞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고소건은 현재도 경찰의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이후 기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국가배상소송에서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 님의 변호인으로 함께 해주고 계신 김남주 변호사 님(법무법인 도담, 한베평화재단 후원회원)이 탄탄이의 변호인단이 되어 함께 싸워주고 계십니다. 너무 감사하고 든든합니다. 이번 고소 사건을 계기로 한겨레에서 탄탄이의 이야기를 상세히 다뤄주었습니다. (“양민을 보호한다” 전쟁기념관 베트남전 팻말은 왜 ‘거짓’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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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이의 행동은 비폭력 직접행동입니다. 3.1 만세운동도 미국의 흑인민권운동도 당시에는 불법이었습니다. 시민들은 그 모든 불이익을 감당하면서도 정의와 평등과 자유를 요구해왔습니다. 


비폭력 직접행동은 협상을 지금까지 거절해왔던 집단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이 이슈에 직면하도록 위기와 긴장을 만들어낸다. 

더이상 무시할 수 없게끔 그 이슈를 극적으로 만든다.

 - 마틴 루터 킹, 버밍햄감옥 편지 중에서


그 많은 민원과 탄원에도 꿈쩍하지 않는 국방부와 전쟁기념관에 위기와 긴장을 만들기 위해 탄탄이들은 고민하고 공부하고 훈련하면서 행동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이 고소가 되어도, 강력계 형사의 강압적인 조사도, 기소가 되어 재판을 받게 되어도 감당하겠습니다. 포스트잇을 붙이고 벌금이 부과되거나 강제노역을 살게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감당하겠습니다. 하지만 국방부와 전쟁기념관은 다른 것을 감당해야할 것입니다.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의 분노, 시민들의 항의, 역사의 비웃음을 감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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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이는 우리의 일을 계속 진행하려 합니다. 전쟁기념관도, 국방부도, 군사주의에 물든 한국사회도 너무나 거대하고 강해보입니다.  우리는 아주 작고 힘이 없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쥔 거대한 군인의 동상 앞에서 춤을 출 순 있습니다. 잘못을 잘못이라고 말하고 거짓을 거짓이라고 말하며 전쟁에 대한 성찰을 한국사회에 계속해서 촉구해나가겠습니다.


더 많은 시민들에게 전쟁기념관의 문제를 알리고자 5월 21일부터 오마이뉴스에 <나는 전쟁 ‘기념’에 반대한다>를 8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또한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쟁기념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시민 운동에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연재글 1화 전쟁기념관이 지운 얼굴들... 기억돼야 할 그들의 진짜 이야기 / 부민경


글 · 사진  |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