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미의 진실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 하미 마을 피해자들 행정소송 대법원 상고 -
하미학살 피해유가족 응우옌럽, 피해생존자 응우옌티본, 민변 베트남전 TF 김남주 변호사. 하미 마을 자택에서.
9월 3일(수), 하미학살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하미의 피해자들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상 조사를 요청했으나 위원회는 ‘외국인’, ‘외국에서의 사건’을 이유로 요청을 거부했고 결국 피해자들이 행정소송을 불사하게 되었으나 1심에 이어 지난 8월 13일(수) 2심에서도 패소 판결을 받고 말았습니다.
패소 판결을 듣고 커다란 충격과 실망을 느꼈지만, 하미의 피해자분들은 재판부의 부당한 판결과 진실화해위원회의 비겁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그리고 하미의 진실을 규명할 발걸음의 지속을 위해 대법원 상고라는 어려운 결심을 하였습니다.
* 초심자를 위한 하미학살 사건과 진실화해위원회 행정소송 투쟁 요약
베트남전쟁 시기인 1968년 2월 24일(양력), 베트남 중부 꽝남성 하미 마을에서 한국군의 민간인학살로 주민 150여 명이 희생됐다. 하미학살은 희생자의 대다수가 노인·여성·아이였으며, 한국군 불도저에 의한 시신 훼손까지 벌어진 참혹한 인권 유린 사건이다. 2022년 4월 하미학살 피해자·유가족 5명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상규명을 요청했으나 진실화해위는 신청인이 ‘외국인’이고 사건이 ‘외국’에서 일어났다는 이유로 각하(2023년 5월)했고, 이후 진행된 행정소송 1심(2024년 6월)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고의 요청을 기각하는 판결(2025년 8월)을 내렸다. |
한베평화재단이 함께 하고 있는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에서 하미의 진실규명 투쟁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미 사건 행정소송 대리인이자 민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TF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남주 변호사(한베평화재단 후원회원)가 직접 하미 마을을 방문하여 8월 30일과 31일에 피해자분들을 찾아뵈었습니다. 재판의 경과와 판결의 의미에 대해 말씀드렸고 연말에 출범 예정인 3기 진실화해위원회에 관한 이야기도 전하며 하미학살의 진실규명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논의했습니다.

하미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과 민변 베트남전 TF 김남주 변호사. 응우옌티탄의 자택에서.
응우옌티탄(69세) 님은 상고를 결심하며 재판부가 “차가운 돌덩이, 무감각한 쇳덩이처럼 피해자들의 호소에 전혀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다. 정의도, 인권도 그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듯 보였다.”라며 최근 판결에 너무도 실망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탄님은 한때 모든 것을 포기할까 생각지만 “그래도 계속해야 한다, 끝까지 버텨야 한다, 생각했다. 진실이 인정되는 날 비로소 내가 평온할 수 있다. 나 자신은 물론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서도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는 말씀도 함께 전해주셨습니다.

하미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본. 하미 마을 자택에서.
함께 상고를 결심한 피해생존자 응우옌티본(63세) 님은 “패소 소식을 듣고 실망했지만 오히려 계속 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포기하면 한국의 시민들, 변호사들과 함께 하는 진실규명 운동이 이대로 무너지겠구나 싶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직접 방문해 나의 학살 피해를 증언하고 싶고 한국 정부에 진실규명을 요구하고 싶다. 하미의 135명 희생자를 위해 싸우고 싶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본인의 억울함뿐만 아니라 자신과 연대하고 있는 한국 시민들의 마음까지 헤아리며 상고를 결심했다는 이야기가 너무도 감동이었습니다.

하미학살 피해유가족 응우옌럽. 하미 마을 자택에서.

하미학살 피해유가족 응우옌꼬이와 민변 베트남전 TF 김남주 변호사. 하미 마을 자택에서.
유가족 응우옌꼬이(80세), 응우옌럽(74세) 님도 상고를 결심하셨습니다. 최근 뇌졸중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하고 의사소통이 쉽지 않지만 명민함을 유지하고 계신 꼬이 님은 패소 판결에 실망을 표하면서도 자신을 찾아와준 김남주 변호사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자신도 기력이 있는 한 마지막까지 하미의 진실을 위해 싸우고 싶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응우옌럽 님은 “이러한 소송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면서 “하미의 피해자도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처럼 소송을 하면 좋겠다”면서 하미의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계속 소송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주셨습니다.
항소심까지 함께 싸워왔던 응우옌티뇨 님은 (71세)는 최근 건강이 악화되었고 판결에 대한 실망감이 커 상고를 포기하겠다고 하면서도 하미 마을을 위해 진심으로 애써주고 있는 한국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해달라 말씀해주셨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노래 영상을 보고 있는 탄 님과 김남주 변호사, 뚜옌 교수.
재단 활동가들은 재판 결과로 상심하신 피해자분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자 직접 만든 노래 영상을 보내드렸습니다. 권현우 활동가가 하미 탄 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곡 ‘내가 바라는 것은’의 노래 영상으로 2024년 10월 한베평화재단의 후원회원의날 행사에서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하미 탄 님이 보시고선 노래가 참 좋다며 기뻐해주셨고 덕분에 힘을 얻었다는 소감도 전해주셨습니다.
하미 마을 분들의 대법원 상고로 아카이브 기록 ‘하미학살 그리고 평화 연대기’에는 또 하나의 발걸음이 추가되었습니다.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법정에서의 투쟁뿐만 아니라 또 다른 영역과 시공간에서 하미의 진실을 회복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또 다른 발걸음이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하미의 이야기, 앞으로도 계속 여러분께 소식 전하겠습니다.
* 초심자를 위한 읽을 거리 추천 *
하미사건 행정소송 항소심 판결이 뭐가 문제인지 궁금하다면? 소송 대리인이자 민변 베트남전 TF 팀장인 임재성 변호사(한베평화재단 이사)의 최근 칼럼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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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 마을 분들과의 소통과 만남을 위해 하미 마을을 직접 다녀와주신 김남주 변호사 님과
통역자이자 동료로서 이번 일정에도 함께 해주신 응우옌응옥뚜옌(시내) 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미 마을의 소송 투쟁을 지원하고 있는
베트남전쟁 시민사회 네트워크를 응원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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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 참여
기록| 권현우 활동가
사진| 응우옌응옥뚜옌(시내)

하미의 진실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 하미 마을 피해자들 행정소송 대법원 상고 -
9월 3일(수), 하미학살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하미의 피해자들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상 조사를 요청했으나 위원회는 ‘외국인’, ‘외국에서의 사건’을 이유로 요청을 거부했고 결국 피해자들이 행정소송을 불사하게 되었으나 1심에 이어 지난 8월 13일(수) 2심에서도 패소 판결을 받고 말았습니다.
패소 판결을 듣고 커다란 충격과 실망을 느꼈지만, 하미의 피해자분들은 재판부의 부당한 판결과 진실화해위원회의 비겁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그리고 하미의 진실을 규명할 발걸음의 지속을 위해 대법원 상고라는 어려운 결심을 하였습니다.
* 초심자를 위한 하미학살 사건과 진실화해위원회 행정소송 투쟁 요약
베트남전쟁 시기인 1968년 2월 24일(양력), 베트남 중부 꽝남성 하미 마을에서 한국군의 민간인학살로 주민 150여 명이 희생됐다. 하미학살은 희생자의 대다수가 노인·여성·아이였으며, 한국군 불도저에 의한 시신 훼손까지 벌어진 참혹한 인권 유린 사건이다. 2022년 4월 하미학살 피해자·유가족 5명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상규명을 요청했으나 진실화해위는 신청인이 ‘외국인’이고 사건이 ‘외국’에서 일어났다는 이유로 각하(2023년 5월)했고, 이후 진행된 행정소송 1심(2024년 6월)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고의 요청을 기각하는 판결(2025년 8월)을 내렸다.
한베평화재단이 함께 하고 있는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에서 하미의 진실규명 투쟁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미 사건 행정소송 대리인이자 민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TF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남주 변호사(한베평화재단 후원회원)가 직접 하미 마을을 방문하여 8월 30일과 31일에 피해자분들을 찾아뵈었습니다. 재판의 경과와 판결의 의미에 대해 말씀드렸고 연말에 출범 예정인 3기 진실화해위원회에 관한 이야기도 전하며 하미학살의 진실규명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논의했습니다.
하미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과 민변 베트남전 TF 김남주 변호사. 응우옌티탄의 자택에서.
응우옌티탄(69세) 님은 상고를 결심하며 재판부가 “차가운 돌덩이, 무감각한 쇳덩이처럼 피해자들의 호소에 전혀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다. 정의도, 인권도 그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듯 보였다.”라며 최근 판결에 너무도 실망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탄님은 한때 모든 것을 포기할까 생각지만 “그래도 계속해야 한다, 끝까지 버텨야 한다, 생각했다. 진실이 인정되는 날 비로소 내가 평온할 수 있다. 나 자신은 물론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서도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는 말씀도 함께 전해주셨습니다.
하미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본. 하미 마을 자택에서.
함께 상고를 결심한 피해생존자 응우옌티본(63세) 님은 “패소 소식을 듣고 실망했지만 오히려 계속 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포기하면 한국의 시민들, 변호사들과 함께 하는 진실규명 운동이 이대로 무너지겠구나 싶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직접 방문해 나의 학살 피해를 증언하고 싶고 한국 정부에 진실규명을 요구하고 싶다. 하미의 135명 희생자를 위해 싸우고 싶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본인의 억울함뿐만 아니라 자신과 연대하고 있는 한국 시민들의 마음까지 헤아리며 상고를 결심했다는 이야기가 너무도 감동이었습니다.
하미학살 피해유가족 응우옌럽. 하미 마을 자택에서.
하미학살 피해유가족 응우옌꼬이와 민변 베트남전 TF 김남주 변호사. 하미 마을 자택에서.
유가족 응우옌꼬이(80세), 응우옌럽(74세) 님도 상고를 결심하셨습니다. 최근 뇌졸중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하고 의사소통이 쉽지 않지만 명민함을 유지하고 계신 꼬이 님은 패소 판결에 실망을 표하면서도 자신을 찾아와준 김남주 변호사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자신도 기력이 있는 한 마지막까지 하미의 진실을 위해 싸우고 싶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응우옌럽 님은 “이러한 소송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면서 “하미의 피해자도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처럼 소송을 하면 좋겠다”면서 하미의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계속 소송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주셨습니다.
항소심까지 함께 싸워왔던 응우옌티뇨 님은 (71세)는 최근 건강이 악화되었고 판결에 대한 실망감이 커 상고를 포기하겠다고 하면서도 하미 마을을 위해 진심으로 애써주고 있는 한국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해달라 말씀해주셨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노래 영상을 보고 있는 탄 님과 김남주 변호사, 뚜옌 교수.
재단 활동가들은 재판 결과로 상심하신 피해자분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자 직접 만든 노래 영상을 보내드렸습니다. 권현우 활동가가 하미 탄 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곡 ‘내가 바라는 것은’의 노래 영상으로 2024년 10월 한베평화재단의 후원회원의날 행사에서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하미 탄 님이 보시고선 노래가 참 좋다며 기뻐해주셨고 덕분에 힘을 얻었다는 소감도 전해주셨습니다.
하미 마을 분들의 대법원 상고로 아카이브 기록 ‘하미학살 그리고 평화 연대기’에는 또 하나의 발걸음이 추가되었습니다.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법정에서의 투쟁뿐만 아니라 또 다른 영역과 시공간에서 하미의 진실을 회복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또 다른 발걸음이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하미의 이야기, 앞으로도 계속 여러분께 소식 전하겠습니다.
하미 마을 분들과의 소통과 만남을 위해 하미 마을을 직접 다녀와주신 김남주 변호사 님과
통역자이자 동료로서 이번 일정에도 함께 해주신 응우옌응옥뚜옌(시내) 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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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권현우 활동가
사진| 응우옌응옥뚜옌(시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