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해요
- 빈호아 대학생 6차 장학금 -
인민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빈호아 대학생 6차 장학금 수여식
2017년 8월을 기억합니다. 그해 여름, 빈호아에서는 한베평화재단의 후원으로 마을 출신 대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수여식이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베트남 평화기행을 다녀온 000님과 지인 분들이 의기투합하여 마을 청년들을 위한 장학금을 기탁하여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6명의 장학생으로 시작한 빈호아 대학생 장학사업이 지금은 매년 24명의 장학생에게 평화의 마음을 담은 장학금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6차 장학금에서는 학살 피해자 자녀 8명, 생계 곤란 7명, 성적 우수 9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했습니다.
지난 6월 23일(목) 오후, 빈호아사 인민위원회 회의장에서 장학금 수여식이 열렸습니다. 이날에는 빈호아 초등학교 19차, 빈호아 중학교 9차 장학금 수여식도 함께 열려 마을의 학생들과 청년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장학금 수여식을 준비해준 빈호아사 인민위원회 직원 스엉 씨는 "최근 베트남은 물가와 기름값이 껑충 올랐고 대학생들의 학비도 많이 오르고 있는 추세"라면서 "코로나19 여파로 빈호아도 형편이 어려운 집들이 적지 않은데 장학금을 받은 집들은 학비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고, 다들 타지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이라 장학금을 생활비 등으로 유용하게 쓸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한 한베평화재단의 빈호아 장학금이 매해 이어지고 있어 인민위원회와 마을 주민들이 참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주셨습니다.
장학금 수여식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는 장학생 대표
이날 수여식에는 마침 여름 방학을 기회로 고향에 돌아와 있던 장학생들이 참석해 직접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한국에 있는 후원자 분들이 기금을 마련하고, 평화기행단이 빈호아 마을을 찾아 장학금을 전달해왔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빈호아사 인민위원회를 통해 장학금을 전하고 있습니다. 6차 장학금을 받은 24명의 장학생들 중에는 1학년 학생이 23명, 2학년 학생이 1명입니다. 한국의 시민들이 보낸 평화의 인사가, 코로나19 속에서 대학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빈호아 마을 청년들에게 응원의 메세지가 되었길 바랍니다.
한베평화재단이 장학생 두 분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요즘 잘 지내고 계신지, 장학금을 받은 소감은 어떠한지 등을 물었습니다. 한국 시민사회가 이어온 빈호아 장학사업이 9년차여서 그런지, 장학생 분들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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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한베평화재단의 빈호아 장학금을 받은 ‘○○호앙’이라고 합니다. 다낭대학교 2학년 학생이에요. 제 어머니는 빈호아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고 아버지는 마을 인민위원회에서 일을 하세요. 학살 피해자 가족 자녀로 이번에 장학금을 받게 되었어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빈호아 학살 이야기를 듣곤 했어요. 정말 끔찍한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사람이라면 차마 할 수 없는 야만적인 일들이었어요. 한때는 한국 사람들이 싫었던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나쁜 감정이 많이 사라졌어요. 정말 끔찍한 이야기지만 지나간 과거이고,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니까요.
그동안 여러 한국 단체들이 빈호아 마을을 찾아 다양한 지원 활동을 하고 마을 사람들을 방문해온 것을 알아요. 저는 그것이 그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일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그런 활동들이 과거의 잘못을 조금이나마 뉘우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것을 알겠어요. 이번에 받은 장학금으로는 학용품 구입과 장학금에 보태고, 얼마의 돈은 간직하고 있다가 급한 일이 생기면 요긴하게 쓰려고 해요. 고향을 떠나 다낭에서 유학을 하고 있어 가끔씩 어려울 때가 있거든요.
저희 가족들처럼 학살 피해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빈호아 사람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계신 한국의 후원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한베평화재단뿐만 아니라 한국의 더 많은 단체들이 빈호아의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활동을 더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6차 빈호아 대학생 장학금 수여자 ○○호앙 님
빈호아사 인민위원회에서 한베평화재단을 대신해 직접 장학금을 전달했습니다
제 이름은 ○○투이예요. 다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고 1학년 학생입니다. 어머니는 마을 인근에 있는 제지공장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계세요(제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는 공장에서 다양한 일을 하시는데 야근을 할 때도 많아요. 눈이 침침할 때가 많다고 하시는데 다행히 지금까지 어머니의 건강에 특별한 문제는 없어요.
어머니가 저에게 생활비를 보내주시지만 저도 다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조금씩 벌고 있어요. 저는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했는데 아직은 크게 어렵거나 불편한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학생 때부터 한국 사람들이 마을을 찾는 것을 보며 자랐어요. 인터넷에서 빈호아 학살과 관련된 뉴스나 자료를 많이 읽어보기도 했고요. 처음 학살 피해에 대한 내용을 접했을 때는 한국군이 참 미웠고, 빈호아의 피해자들이 너무도 안타까웠답니다. 제가 중학생 때 한국 사람들이 찾아와 자전거 수여식을 했던 때가 기억나요. 그후에도 한국 사람들의 지원 활동이 이어져서 과거의 잘못에 대한 평화 활동으로 한국 사람들이 이러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걸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한국 사람들의 지원으로 행사가 열리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해요. 왜냐하면 과거의 가슴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되니까요.
이번에 받은 장학금으로 학비도 내고 생활비에도 쓸 것 같아요. 어머니의 고생도 조금은 덜게 되었고요. 이러한 장학금을 보내주신 분들이 정말 고마워요. 제가 앞으로도 공부를 계속 할 수 있게 도와주신 후원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마을의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지원 활동이 더욱 많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 6차 빈호아 대학생 장학금 수여자 ○○투이 님
빈호아 대학생 24명의 명단과 수령 확인 자필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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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12월, 한국군의 민간인학살 피해로 마을 주민 430명이 희생된 빈호아 학살 사건. 마을 입구에 서 있는 빈호아학살 증오비에는 "하늘에 가닿을 죄악 만대가 기억하리라"라는 문구와 함께 학살 피해 역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민들의 반감으로 한국 시민들의 빈호아 마을 방문이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2012년부터 빈호아 마을을 방문하는 한국 시민들의 발걸음이 시작되었고, 2013년부터는 빈호아 초등학교 장학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후 2017년부터는 빈호아 대학생 장학사업이, 2018년부터는 빈호아 중학교에서도 장학사업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빈호아 장학사업이 9년째 지속되어 지금의 마을 청년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한베평화재단의 장학사업과 컴퓨터 교실, 통학자전거 지원 등의 발걸음을 보며 자랐습니다. '장학금을 받아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는 장학생 분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만감이 교차했고, 빈호아 장학사업을 통해 마을 청년들과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평화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기도 했습니다.
후원자 분들의 변치 않는 마음 덕분에 2022년 올해에도 빈호아 대학생 장학금 전달을 무사히 마무리했습니다. 장학금을 전하며 평화의 마음도 전하고, 서로 떨어져 있지만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기회로 장학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보고자 합니다. 베트남 중부의 한국군 피해 마을에 대한 장학사업과 지원사업에 대한 후원 참여의 기회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한베평화재단에 대한 응원 부탁드리고, 장학금을 마련해주신 후원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글 | 짜노 (권현우 활동가)
인터뷰 | 호앙티하인띠엔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해요
- 빈호아 대학생 6차 장학금 -
2017년 8월을 기억합니다. 그해 여름, 빈호아에서는 한베평화재단의 후원으로 마을 출신 대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수여식이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베트남 평화기행을 다녀온 000님과 지인 분들이 의기투합하여 마을 청년들을 위한 장학금을 기탁하여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6명의 장학생으로 시작한 빈호아 대학생 장학사업이 지금은 매년 24명의 장학생에게 평화의 마음을 담은 장학금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6차 장학금에서는 학살 피해자 자녀 8명, 생계 곤란 7명, 성적 우수 9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했습니다.
지난 6월 23일(목) 오후, 빈호아사 인민위원회 회의장에서 장학금 수여식이 열렸습니다. 이날에는 빈호아 초등학교 19차, 빈호아 중학교 9차 장학금 수여식도 함께 열려 마을의 학생들과 청년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장학금 수여식을 준비해준 빈호아사 인민위원회 직원 스엉 씨는 "최근 베트남은 물가와 기름값이 껑충 올랐고 대학생들의 학비도 많이 오르고 있는 추세"라면서 "코로나19 여파로 빈호아도 형편이 어려운 집들이 적지 않은데 장학금을 받은 집들은 학비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고, 다들 타지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이라 장학금을 생활비 등으로 유용하게 쓸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한 한베평화재단의 빈호아 장학금이 매해 이어지고 있어 인민위원회와 마을 주민들이 참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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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한베평화재단의 빈호아 장학금을 받은 ‘○○호앙’이라고 합니다. 다낭대학교 2학년 학생이에요. 제 어머니는 빈호아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고 아버지는 마을 인민위원회에서 일을 하세요. 학살 피해자 가족 자녀로 이번에 장학금을 받게 되었어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빈호아 학살 이야기를 듣곤 했어요. 정말 끔찍한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사람이라면 차마 할 수 없는 야만적인 일들이었어요. 한때는 한국 사람들이 싫었던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나쁜 감정이 많이 사라졌어요. 정말 끔찍한 이야기지만 지나간 과거이고,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니까요.
그동안 여러 한국 단체들이 빈호아 마을을 찾아 다양한 지원 활동을 하고 마을 사람들을 방문해온 것을 알아요. 저는 그것이 그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일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그런 활동들이 과거의 잘못을 조금이나마 뉘우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것을 알겠어요. 이번에 받은 장학금으로는 학용품 구입과 장학금에 보태고, 얼마의 돈은 간직하고 있다가 급한 일이 생기면 요긴하게 쓰려고 해요. 고향을 떠나 다낭에서 유학을 하고 있어 가끔씩 어려울 때가 있거든요.
저희 가족들처럼 학살 피해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빈호아 사람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계신 한국의 후원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한베평화재단뿐만 아니라 한국의 더 많은 단체들이 빈호아의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활동을 더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6차 빈호아 대학생 장학금 수여자 ○○호앙 님
제 이름은 ○○투이예요. 다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고 1학년 학생입니다. 어머니는 마을 인근에 있는 제지공장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계세요(제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는 공장에서 다양한 일을 하시는데 야근을 할 때도 많아요. 눈이 침침할 때가 많다고 하시는데 다행히 지금까지 어머니의 건강에 특별한 문제는 없어요.
어머니가 저에게 생활비를 보내주시지만 저도 다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조금씩 벌고 있어요. 저는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했는데 아직은 크게 어렵거나 불편한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학생 때부터 한국 사람들이 마을을 찾는 것을 보며 자랐어요. 인터넷에서 빈호아 학살과 관련된 뉴스나 자료를 많이 읽어보기도 했고요. 처음 학살 피해에 대한 내용을 접했을 때는 한국군이 참 미웠고, 빈호아의 피해자들이 너무도 안타까웠답니다. 제가 중학생 때 한국 사람들이 찾아와 자전거 수여식을 했던 때가 기억나요. 그후에도 한국 사람들의 지원 활동이 이어져서 과거의 잘못에 대한 평화 활동으로 한국 사람들이 이러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걸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한국 사람들의 지원으로 행사가 열리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해요. 왜냐하면 과거의 가슴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되니까요.
이번에 받은 장학금으로 학비도 내고 생활비에도 쓸 것 같아요. 어머니의 고생도 조금은 덜게 되었고요. 이러한 장학금을 보내주신 분들이 정말 고마워요. 제가 앞으로도 공부를 계속 할 수 있게 도와주신 후원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마을의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지원 활동이 더욱 많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 6차 빈호아 대학생 장학금 수여자 ○○투이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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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12월, 한국군의 민간인학살 피해로 마을 주민 430명이 희생된 빈호아 학살 사건. 마을 입구에 서 있는 빈호아학살 증오비에는 "하늘에 가닿을 죄악 만대가 기억하리라"라는 문구와 함께 학살 피해 역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민들의 반감으로 한국 시민들의 빈호아 마을 방문이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2012년부터 빈호아 마을을 방문하는 한국 시민들의 발걸음이 시작되었고, 2013년부터는 빈호아 초등학교 장학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후 2017년부터는 빈호아 대학생 장학사업이, 2018년부터는 빈호아 중학교에서도 장학사업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빈호아 장학사업이 9년째 지속되어 지금의 마을 청년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한베평화재단의 장학사업과 컴퓨터 교실, 통학자전거 지원 등의 발걸음을 보며 자랐습니다. '장학금을 받아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는 장학생 분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만감이 교차했고, 빈호아 장학사업을 통해 마을 청년들과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평화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기도 했습니다.
후원자 분들의 변치 않는 마음 덕분에 2022년 올해에도 빈호아 대학생 장학금 전달을 무사히 마무리했습니다. 장학금을 전하며 평화의 마음도 전하고, 서로 떨어져 있지만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기회로 장학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보고자 합니다. 베트남 중부의 한국군 피해 마을에 대한 장학사업과 지원사업에 대한 후원 참여의 기회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한베평화재단에 대한 응원 부탁드리고, 장학금을 마련해주신 후원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글 | 짜노 (권현우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