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젊은 사람들도 그날을 기억합니다
- [월간봉화] 3,4,5월-
* 한베평화재단은 매년 베트남 중부의 25개 한국군 학살 피해 마을에 평화의 꽃을 보내고 있습니다. 추도사업 부캐 ‘봉화(vòng hoa, 베트남어로 조화를 뜻함)’의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를 전합니다.
저 잊지 않으셨죠? 오래간만에 ‘봉화’가 인사드립니다. 3월부터 5월까지 이어진 조화 소식을 전해드려요. 요즘 베트남 중부는 참 뜨거운 시기입니다. 1년 중 가장 더울 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건기여서 비가 잘 오지도 않아요. 40도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는데 이상 기온으로 저수지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연중에 4월과 5월이 가장 더운 시기인데 올해는 유독 더위가 기승인 것 같습니다. 4월 베트남 평균기온이 작년보다 2∼4도 높은 이상 기온을 기록했는데 최고 44도를 기록한 곳이 있을 정도였어요.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올해 더위가 유난히 심한 상황이라고 하네요.
4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도 한국군 피해 마을에서의 위령제는 어김없이 열렸고 한국에서 보내주신 조화를 제가 잘 전해드렸답니다. 3월부터 5월까지 7개 마을을 찾았는데 단 하루도 덥지 않은 날이 없었던 것 같아요. 피해생존자나 유가족 분들에게 요즘 건강이 어떠시냐 물으면 처음에는 그럭저럭 괜찮다고 하시다가도 계속 말을 이어가면 이래저래 아픈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답니다. 고령에도 조금씩 논밭에 나가 일을 하셨던 분이 어느 날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철렁하기도 했어요. 날이 너무 더워서 특히 요즘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적적했는데 한국에서 조화를 보냈다며 제가 인사를 드리니 반갑게 반겨주신 분들도 많았어요.

꽝남성 하미학살 56주기 따이한 제사
기일을 맞아 저에게 소감을 들려주신 피해자, 유가족 분들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올해가 베트남전 한국군 파병 60주년이라죠. 1966년에 학살 피해를 당한 푸옌성, 빈딘성, 꽝응아이성의 마을들은 2년 뒤에 학살 60주기를 맞이하겠네요. 한국 사람들이 보낸 꽃을 반겨주시고 평화의 마음이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신 분들을 내년에도 60주년 위령제에도 꼭 다시 뵈었으면 좋겠어요. 저 봉화는 위령제가 없는 휴지기(6~8월)에는 쉬고 9월부터 다시 활동을 이어갑니다. 무더위가 물러간 선선한 가을에 뵈어요.
“매년 제삿날이 돌아오면 그날의 기억이 찾아오죠. 저는 지금도 그날 잃어버린 가족들이 그리워요. 하지만 그렇게 그리워해봤자 소용없다는 것도 알고요. 그리워하면 할수록 슬플 뿐이니까요. 제삿날 아침 먼저 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위령비를 찾았어요. 한국에서 보낸 조화와 제사용 과일 바구니를 봤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이러한 노력이 제가 과거의 원한과 고통을 줄여가는데 도움이 된답니다. 매년 위령비에 조화를 보내준 한국 사람들에게 고마워요. 마을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요즘 자주 머리가 아플 뿐, 건강은 그럭저럭 괜찮아요. 그런데 제가 원래 심장에 병이 있어서 최근에는 여러차례 호치민시의 큰 병원에 다녀왔답니다. 저도 이제는 나이가 많아 은퇴했어요. 더는 일을 나가지 않고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제삿날 집에서 제사를 지냈고 집단묘지까지 가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집에 있는데 한국에서 보낸 조화가 집단묘지로 가는 걸 지켜는 봤습니다. 한국에서 꽃을 보내줘 마을의 젊은 사람들도 전쟁 때 마을에서 벌어진 일을 기억하게 되고 그래서 더더욱 한국에서 조화를 보내주는 것이 참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작년에는 논에 나가 일을 했는데 요즘은 그러지 못해요. 작년에 밖에서 일을 하다가 한번 쓰러졌거든요. 의사가 뇌혈류 부족이라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딸이 밖에 나가 일을 못하게 해서 그저 집에서 소일거리를 하며 지냅니다. 아내도 요즘은 무릎이 너무 아파서 밖에서 일을 못하고 집에서 저랑 같이 지내고 있어요. 요즘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가 않은데 한국에서 전화를 주니 반갑네요.
아침 일찍 가족들과 제사를 지낸 후 위령제가 열리는 위령비에 갔어요. 갈수록 위령제에 참석하는 유가족이 줄고 있어요. 세상을 많이 떠나기도 했고 몸도 아프고 출타가 어려워 그런 거죠. 저도 거동이 쉽지 않지만 힘을 내서 꼭 참석을 한답니다. 위령제는 20분 정도 간략히 진행되는데 인민위원회 사람들이 많이 참석을 해요.
저는 지금도 학살 당시의 기억을 트라우마로 갖고 있어요. 한국군이 나와 사람들이 있던 방공호에 수류탄을 던져 내가 다쳤을 때만 해도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몰랐어요. 살아남아 방공호 밖으로 나와 학살 피해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했을 때 너무도 고통스러웠고 그때의 참상은 지금도 제 머릿속에 선명히 남아 있어요. 조화가 작년보다 조금 줄어 아쉽지만 여전히 한국 사람들이 보내준 꽃은 저에게 감동입니다. 뇨럼을 기억해주고 우리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관심을 가져줘 정말 고마워요.”
“저는 위령비를 정말 자주 찾아요. 매월 음력 1일과 보름에는 꼭 위령비를 찾아서 주변 정돈을 하고 향을 바칩니다. 외할머니, 형, 이종사촌 동생이 학살 때 목숨을 잃었어요. 기일에 집에서 먼저 제사를 마친 후 위령비에 가서 향을 바친답니다. 위령비에 놓인 한국 사람들이 보낸 조화를 보고 있으면 참 많은 생각이 들어요. 저는 학살 사건 이후에 태어나서 당시 사건을 목격하지는 못했어요. 전쟁이 벌어지면 여러 일이 벌어지는데 그중 결코 피할 수 없는 일들도 있죠.
한국에서 참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현생에서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고 한국군도 무고한 민간인을 야만스럽게 학살한 잘못을 저질렀죠. 전쟁 시기에는 여기 주민이라면 누구나 한국군을 증오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증오심이 줄어들었고 전쟁 때 일에 대해서 더는 누구를 탓하지 않아요. 한국 사람들이 보낸 조화는 한국 사람들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사과의 말과 같다고 생각해요. 조화를 보내는 일이 계속 이어져서 저는 너무도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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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남성 하미학살 56주기> 2024.03.04.
국회의원 강민정
극단 신세계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제주작가회의
한베평화재단
* 하미학살 56주기를 맞아 한베평화재단이 따이한 제사 지원금 10,000,000동을 마을에 전달했습니다. *
<꽝남성 하꽝학살 56주기> 2024.03.10
국회의원 강민정
김수연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산마을고등학교 23기, 24기
신영옥


<푸옌성 호이선-지엔니엔-푸트엉 학살 57주기> 2024.03.25.
국회의원 강민정
권은구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이대훈 이병혁
정혜경
충북민예총
호아빈의리본
<푸옌성 가인다-붕버우 학살 57주기> 2024.03.28
국회의원 강민정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송정근
신민구
정설경
<빈딘성 뇨럼학살 58주기> 2024.04.10
국회의원 강민정
김초윤 정은서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충북민예총
하태국–포근한맘요양병원
호아빈의 리본
<빈딘성 흥찌학살 58주기> 2024.04.16.
권은구
국회의원 강민정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임훈석
천주교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하태국–포근한맘요양병원
2024.2 서승과 함께 걷는 베트남 평화기행팀
<꽝남성 끼엔 할아버지 집 마당 학살 56주기> 2024.5.17.
권은구
베트남평화의료연대
한베평화재단
호아빈의리본
2024년 2월 서승과 함께 걷는 베트남 평화기행팀
글|권현우 활동가
인터뷰|도안당땀바오 활동가
사진|각 지역 인민위원회, 마을 꽃집
꽝남성 하미학살 56주기 따이한 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