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및 보도자료[성명서] 베트남전쟁에 침묵하는 보편적 인권은 없다 이재명 정부는 1만 시민 청원에 응답하라

20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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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쟁에 침묵하는 보편적 인권은 없다
이재명 정부는 1만 시민 청원에 응답하라

- 베트남전 인권침해 진실규명 1만 시민 청원 제출 1주년, 청와대 앞 기자회견 성명서 -



꼬박 1년의 시간이 지났다. 2025년 6월 23일, 10,541명의 한국 시민들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들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에게 베트남전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했다. 청원은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과 전시 성폭력 등 베트남전쟁 시기 인권침해의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피해회복을 위한 국가의 책임 이행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부는 청원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없이 어떠한 공식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피해자들과 시민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책임 회피이며 국가의 부작위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 정부의 무책임 속에 피해자들이 진실규명의 책임을 떠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은 국가배상소송을 통해 법정에서 자신의 피해를 입증해야 했고, 하미 마을의 피해자들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거부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소송 투쟁을 벌이고 있다. 1999년부터 피해자들이 직접 피해를 호소하고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힘겨운 싸움을 해야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고,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을 맞아 전달된 1만 청원의 외침은 이제는 정부가 나서라는 것이었다. 피해생존자들은 이제 고령과 병환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정부가 스스로 진실규명에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한 이재명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가자지구와 이란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비판하며 "보편적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제주4·3을 언급하며 국가폭력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해 나치 전범처럼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러한 목소리는 유독 베트남전쟁 문제 앞에서만 멈춰 서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베트남 국빈 방문에서도 베트남전쟁 문제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역대 민주정부 대통령들이 베트남 방문 시기 과거사에 대한 유감과 성찰의 메시지를 밝혀왔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재명 국회의원 시절에는 응우옌티탄의 국가배상소송 승소를 일본의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와 비교하며 “대한민국의 문명국가로서의 입지를 명확히 보여준” 판결이라고 했다. 이제 대통령의 자리에 선 그가 달라질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전쟁범죄에 대한 국가의 원칙이 피해자의 국적에 따라 달라질 수 없으며, 세계 시민들 앞에서 대한민국이 과연 보편적 인권과 문명국가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베트남전 진실규명은 베트남 피해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2025년 1만 시민 청원은 베트남전 파병군인 인권침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함께 요구했다. 베트남전에서의 귀환 이후 전쟁트라우마를 호소하는 파병군인들을 정부가 무책임하게 방치하여 발생한 자살, 자해, 전쟁후유증에 대한 사실을 조사하라는 것이었다. 베트남전쟁의 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전쟁이 남긴 모든 상처를 직시하는 일이며, 피해자와 참전군인을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외면해 온 책임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다. 정부는 베트남 피해자들의 목소리뿐 아니라 참전군인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응답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이재명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정부는 1만 시민이 제출한 베트남전 진실규명 청원에 공식적으로 응답하라.

둘째, 정부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국가배상소송에 대한 상고를 즉각 취하하고 항소심 판결에 따라 응우옌티탄에게 배상하라.

셋째, 정부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과 전시 성폭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와 진실규명에 착수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사과와 명예회복, 피해회복을 위한 제도적 조치를 마련하라.

넷째, 정부는 베트남전 파병군인 방치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표하며 공식 사과하라.

올해 베트남 중부의 수많은 학살 피해 마을에서는 60주기 위령제와 따이한 제사가 이어지고 있다. 전쟁범죄의 고통과 기억을 품고 있는 피해생존자들은 이제 고령과 병환으로 하나둘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진실규명은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또 한 명의 피해자가 진실을 듣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재명 정부는 베트남전쟁 인권침해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 보편적 인권과 국가폭력 책임의 원칙이 말이 아닌 실천임을 증명하라. 이재명 정부는 베트남전쟁 진실규명에 응답하라.


2026년 6월 23일


기자회견 성명서 연명 62개 단체/모임 일동


(가나다순) 강정일상저항행동, 개척자들,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국제민주연대, 극단 종이로 만든 배, 김복동희희망, 녹색당,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대안문화연대, 대전평화여성회, 대한예수교 장로회 언약교회(한익스프레스 이천물류창고 화재산재참사 고 김형주 님 유가족모임), 리영희재단, 멈 비엣남 (Mâm Việt Nam, 베트남에서 일하는 국제개발협력자들의 모임), 민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TF, 민족문제연구소, 박종철 합창단, 베트남평화의료연대, 보건의료 반전평화팀, 부루벨코리아노동조합, 부산자주연합, 부울경5.18민주유공자회,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뿌리의집, 서울민예총,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박한자유인, 식민지역사박물관, 아리아리불꽃, 아시아의 근대를 읽는 시간, 아시아의친구들,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아카이브 평화기억,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이스크라21, 인권운동사랑방, 전쟁없는세상,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중앙대학교 여성주의학회 여백, 지팡이사회적협동조합, 참여연대,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창작공동체 무적의무지개, 천주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춘천교구 우리농본부, 청년기후긴급행동,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팔레스타인문화연대, 팔레스타인문화연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바닥, 하노이-호아빈 한국어 학습자 모임,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한국회복적정의협회, 한베평화재단, 희망세상일구는 구로여성회, (사)아디, (사)아시아이주여성센터, (사)충북민예총, (재)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SF 판타지 전문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