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을 찾아 나서는 여행
- <베트남 평화기행 in 대한민국> 후기
장희정(한베평화재단 청년모임 ‘우다다다’)

'우다다다' 청년모임을 마치고 찍은 기념사진 ⓒ한베평화재단
우다다다(우리는 다르지만 다 같이 다녀보자)로 작년 5월부터 모임을 시작했으니 재단과 연이 닿은 지도 1년이 넘었다. 한베평화재단 청년모임은 전쟁에 대한 인식과 평화를 바라보는 시선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길담, 나라, 난설헌, 달리, 뭉치, 짜미, 찐, 나(히히)까지 모두 일곱 명이 베트남전쟁과 역사를 꾸준하게 공부했다.
각자의 이유로 모인 우리지만 많은 부분이 통했다. 진실을 알고자 공부하고, 진지하게 글을 읽으며 서로 나눴다. 혼자라면 잘 알지 못했을 사건과 기사, 자료를 접하며 사고가 확장될 수 있었다. “왜 더 일찍 알지 못했을까?”, “그동안 전쟁이나 평화를 고민할 기회는 왜 부족했을까?”, “당사자는 어떤 기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질문이 이어졌다. 모임으로 알게 된 내용 중 하나로, 베트남전쟁을 기억하는 방식이 국가별로 다르다는 점이 있다. 심지어 전쟁을 부르는 이름마저 달랐다. 어떤 곳에선 베트남전쟁을 자신들의 시각으로 ‘인도차이나전쟁’이라고 불렀다. 서로 다른 시각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다. 우다다다의 목표이기도 했던 평화기행이 여러 질문에 답을 줄 것만 같았다.
강원도 화천 '월남파병용사만남의장'은 베트남전쟁으로 파병되기 전, 훈련과 교육을 받던 '오음리 훈련소'였다.
'월남파병용사만남의장' 내에는 한국군 참전 과정과 전투 경험, 베트남의 환경과 역사 등의 내용을 담은 '월남참전기념관'이 있다.
사진은 전시 해설사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 평화기행 참가자들. ⓒ한베평화재단
국내 기억의 공간은 강원도 춘천, 화천에 있다. 익숙하기도 한 ITX 열차를 타고 가니 금방이었다. 베트남전쟁 참전군인이 파병되기 전 훈련을 받던 곳,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은 춘천역 3~40분 거리에 위치한다. 과거 오음리 훈련장으로 불리던 곳이 2008년에 기념관으로 개장했다. 한국전쟁 전까지 북한영토였다는 오음리는 긴 시간 분쟁지역이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태어난 전시해설자는 삼청교육대가 이곳에 있었다는 걸 강조하시기도 했다.
기념관 내부, 코앞에서 봤던 전쟁무기와 훈련소 디오라마가 기억에 남는다. 마치 내가 전쟁터 한가운데에 있는 느낌을 받았다. 평화의 시선에서 벗어나 적나라하게 군사주의를 강요하는 모습이었다. 용산 전쟁기념관과 마찬가지로 모형을 보는 내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재현의 방식을 마주한다는 게 의미 있었지만, 마음 아픈 전시였다. 앞으로도 이곳을 방문할 다양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하게 역사를 기억하길 바란다.

전시 해설사에게 설명을 들으며 실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왼쪽이 글쓴이 장희정('우다다다' 청년모임 구성원) ⓒ한베평화재단
참전군인 김낙영 선생님의 이야기도 들었다. 누구도 조명하지 않았던 참전군인의 마음속 이야기를 한베평화재단에서 들을 수 있었다. 베트남에서 겪은 일을 생동감 있게 전하려 애쓰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낭만적인 생각으로 시작했음에도 하루하루가 지옥 같던 상황, 까라면 까는 군대 문화의 경험담, ‘더러운 전쟁’이었다는 걸 알고 든 배신감과 참담함이 느껴졌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는 기념관 내부 모형을 다시 떠올렸다. 자랑스럽게 펼쳐진 무기와 모형 뒤에는 지워지지 않는 사실, 당사자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개인이 겪은 아픈 역사가 여기에 있다. 참전군인의 목소리를 그분께 직접 들으니 또 다른 기억이 된다.
베트남전쟁 참전군인 김낙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평화기행 참가자들. ⓒ한베평화재단
김낙영 참전군인이 자신이 쓴 책에 싸인을 하여 희정에게 전달하고 있다. ⓒ한베평화재단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에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평화기행으로 여러 질문에 답을 찾았다. 당사자에게 듣는 그 날의 기억은 베트남전쟁이 ‘더러운 전쟁’, ‘인류의 양심에 그어진 상처’로써 생생하게 다가왔다. 이해관계에 따라 서술하는 게 전쟁의 역사다. 하지만 단순하게 수용하기엔 그로 인한 피해자와 가려진 목소리가 무수히 존재한다. 모임에서 던진 질문들과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에서 느낀 불편함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 것이다. 승리한 전쟁으로 베트남전쟁을 기록한 국내의 재현과는 다르게, 베트남에는 여전히 한국군 증오비가 있으며, 한국은 침략전쟁에 참여한 국가로 기억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베트남 평화기행 in 대한민국>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강원도 화천 평화의 댐에 방문한 모습. ⓒ장희정
* '우다다다'는 '우리는 다르지만 다같이 다녀보자'의 줄임말로, 한베평화재단에서 베트남전쟁을 공부하고 베트남 평화기행을 준비하는 청년모임입니다. 자세한 활동 내용과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우다다다 청년모임 네번째 만남 이야기(블로그)
* '우다다다' 청년모임 나라가 참여한 <베트남 평화기행 in 대한민국> 프로그램이 궁금하다면? <베트남 평화기행 in 대한민국>맛보기

질문에 답을 찾아 나서는 여행
- <베트남 평화기행 in 대한민국> 후기
장희정(한베평화재단 청년모임 ‘우다다다’)
'우다다다' 청년모임을 마치고 찍은 기념사진 ⓒ한베평화재단
우다다다(우리는 다르지만 다 같이 다녀보자)로 작년 5월부터 모임을 시작했으니 재단과 연이 닿은 지도 1년이 넘었다. 한베평화재단 청년모임은 전쟁에 대한 인식과 평화를 바라보는 시선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길담, 나라, 난설헌, 달리, 뭉치, 짜미, 찐, 나(히히)까지 모두 일곱 명이 베트남전쟁과 역사를 꾸준하게 공부했다.
각자의 이유로 모인 우리지만 많은 부분이 통했다. 진실을 알고자 공부하고, 진지하게 글을 읽으며 서로 나눴다. 혼자라면 잘 알지 못했을 사건과 기사, 자료를 접하며 사고가 확장될 수 있었다. “왜 더 일찍 알지 못했을까?”, “그동안 전쟁이나 평화를 고민할 기회는 왜 부족했을까?”, “당사자는 어떤 기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질문이 이어졌다. 모임으로 알게 된 내용 중 하나로, 베트남전쟁을 기억하는 방식이 국가별로 다르다는 점이 있다. 심지어 전쟁을 부르는 이름마저 달랐다. 어떤 곳에선 베트남전쟁을 자신들의 시각으로 ‘인도차이나전쟁’이라고 불렀다. 서로 다른 시각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다. 우다다다의 목표이기도 했던 평화기행이 여러 질문에 답을 줄 것만 같았다.
국내 기억의 공간은 강원도 춘천, 화천에 있다. 익숙하기도 한 ITX 열차를 타고 가니 금방이었다. 베트남전쟁 참전군인이 파병되기 전 훈련을 받던 곳,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은 춘천역 3~40분 거리에 위치한다. 과거 오음리 훈련장으로 불리던 곳이 2008년에 기념관으로 개장했다. 한국전쟁 전까지 북한영토였다는 오음리는 긴 시간 분쟁지역이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태어난 전시해설자는 삼청교육대가 이곳에 있었다는 걸 강조하시기도 했다.
기념관 내부, 코앞에서 봤던 전쟁무기와 훈련소 디오라마가 기억에 남는다. 마치 내가 전쟁터 한가운데에 있는 느낌을 받았다. 평화의 시선에서 벗어나 적나라하게 군사주의를 강요하는 모습이었다. 용산 전쟁기념관과 마찬가지로 모형을 보는 내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재현의 방식을 마주한다는 게 의미 있었지만, 마음 아픈 전시였다. 앞으로도 이곳을 방문할 다양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하게 역사를 기억하길 바란다.
참전군인 김낙영 선생님의 이야기도 들었다. 누구도 조명하지 않았던 참전군인의 마음속 이야기를 한베평화재단에서 들을 수 있었다. 베트남에서 겪은 일을 생동감 있게 전하려 애쓰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낭만적인 생각으로 시작했음에도 하루하루가 지옥 같던 상황, 까라면 까는 군대 문화의 경험담, ‘더러운 전쟁’이었다는 걸 알고 든 배신감과 참담함이 느껴졌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는 기념관 내부 모형을 다시 떠올렸다. 자랑스럽게 펼쳐진 무기와 모형 뒤에는 지워지지 않는 사실, 당사자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개인이 겪은 아픈 역사가 여기에 있다. 참전군인의 목소리를 그분께 직접 들으니 또 다른 기억이 된다.
베트남전쟁 참전군인 김낙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평화기행 참가자들. ⓒ한베평화재단
김낙영 참전군인이 자신이 쓴 책에 싸인을 하여 희정에게 전달하고 있다. ⓒ한베평화재단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에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평화기행으로 여러 질문에 답을 찾았다. 당사자에게 듣는 그 날의 기억은 베트남전쟁이 ‘더러운 전쟁’, ‘인류의 양심에 그어진 상처’로써 생생하게 다가왔다. 이해관계에 따라 서술하는 게 전쟁의 역사다. 하지만 단순하게 수용하기엔 그로 인한 피해자와 가려진 목소리가 무수히 존재한다. 모임에서 던진 질문들과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에서 느낀 불편함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 것이다. 승리한 전쟁으로 베트남전쟁을 기록한 국내의 재현과는 다르게, 베트남에는 여전히 한국군 증오비가 있으며, 한국은 침략전쟁에 참여한 국가로 기억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우다다다'는 '우리는 다르지만 다같이 다녀보자'의 줄임말로, 한베평화재단에서 베트남전쟁을 공부하고 베트남 평화기행을 준비하는 청년모임입니다. 자세한 활동 내용과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우다다다 청년모임 네번째 만남 이야기(블로그)
* '우다다다' 청년모임 나라가 참여한 <베트남 평화기행 in 대한민국> 프로그램이 궁금하다면? <베트남 평화기행 in 대한민국>맛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