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청년 평화프로젝트 참가 후기]
평화를 공부하며 체험하며
성미산학교 11학년 이솔
‘그림책으로 평화 읽기’
얼마 전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마웅저 아저씨의 출판기념회'라는 연극을 봤다.
미얀마에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가 군부의 탄압을 피해 한국으로 온 마웅저라는 사람의 인생을 담은 연극이었다.
그는 이주노동자로서 부당한 일로 겪으며 20여 년 간 한국에서 생활하다가 그림책을 만나게 된다.
그림책은 글자로 자세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보편적 책과 다르게, 그림과 적은 양의 글로 이야기를 전한다.
글은 글자를 배우고 익숙해져야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는 반면 그림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기에,
그림책은 글자를 모르는 사람, 해당 언어를 모르는 외국인들도 조금 더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웅저도 그런 점에서 미야얀 군부 지배 하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동아시아청년 평화프로젝트 콘퍼런스에 참가한 이솔(가장 오른편 앞)
마웅저 아저씨의 출판기념회 연극을 봤을 때만 해도 그림책에 큰 감흥이 없었지만,
동아시아청년프로젝트 콘퍼런스에 참여하며 그림책이라는 소통 방식과 활용 방법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콘퍼런스에서도 그림책을 읽고 연극과 같이 그림책의 내용과 특징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세상에는 소리, 말, 글, 춤과 같은 다양한 표현 방식이 있다. 그림도 그 중 하나다.
그림의 장점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때로 추상적이기도 하지만) 담아낸다는 점이다.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은 때때로 참 어렵다.
세상에는 한국어, 베트남어, 미얀마어, 영어, 수어 등 너무 많은 언어가 있으며 모르는 언어와는 소통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그림은 세계 어느 곳, 누구와도 이해될 수 있다. 그림책에도 약간의 글이 있지만 온전히 글자로 채워진 책보다는 읽히기 쉬울 것이다. 이번 콘퍼런스로 그림책으로 ‘언어의 장벽을 넘어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림책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학교에서도 평화를 공부하고,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과 만나면 종종 ‘평화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럴 때면 늘 대답하기가 어렵다.
당연한 것이 지켜져야 하는 게 평화라고 생각하며 이것도 지켜져야 할 것 같고 저것도 지켜져야 할 것 같다고 주저리주저리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림책 [평화란 어떤 걸까?]는, 평화에 대해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 부분이었다.
"평화란 네가 태어나기를 참 잘했다고 하는 것" 이 말은 나와 남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상이 평화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광주, 처음 본 추모의 공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공부도 하고 책도 읽어 봤지만, 광주에서 5.18 분위기를 느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이기에 단편적으로 볼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본 광주는 전체가 한 마음이 되어 평화를 기리고 있었다.
기행 첫 순서로 찾아 간 곳은 5.18 추모 묘역이었다. 그곳은 광주 시민의 의지와 주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묘역에 묻혀 있는 사람마다 군부 독재에 저항한 이야기들이 다양하고 치열했다.
여러 시민단체들이 5.18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부스를 차리고, 추모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기록관 전시 내용도 시민 입장에서 쓰여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시는 당시 하루 하루의 기록과 함께 정부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국가 입장에서 만들어진 전시였다면 용산 전쟁기념관처럼 폭력을 미화하며 당시의 정부를 위해 온갖 변명을 펼쳤을 것이다.
광주 시내를 다닐 때, 곳곳에서 5.18을 추모하고 기리는 글을 보았다.
관련 현수막들이 많이 걸려있고, 5.18 당시 저항이 있었던 공간에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전야제 광장에서도 많은 것을 느꼈다.
5.18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평화란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려는 노력이 펼쳐졌다.
미얀마 상황, 노동자, 농민 등의 삶 등 정말 다양한 불평등과 평화롭지 못한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연대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해설사 김도원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이솔(우측)
내게는 그런 광주였지만, 오랜 시간 광주를 봐온 분들에게는 다른 안타까운 모습들도 보인다고 하셨다.
17일 광주에 도착했을 때 기차역부터 묘역까지 운전해주신 분께서는
예전에는 5월이면 수만 명이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광주로 모였고, 전남대 캠퍼스에서 밤새 5.18을 추모했다고 하셨다.
그중에는 특히 5.18당시에도 주축이었던 대학생들이 학교 이름이 적힌 깃발을 들고 모여 들었는데,
요즘은 그런 교기는 영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전야제 때도 이전에는 금남로에 사람들이 가득 모였는데
이번에는 많이 휑하다고 하셨다.
광주의 멋진 점은 시민의 의지로 많은 것을 바꾸어내고 그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갈수록 그 의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안타깝게 다가왔다.
광주의 의지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광주로부터 더욱 넓게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퍼져나갔으면 한다.
*편집자 주
한베평화재단은 ‘동아시아청년프로젝트’란 기획으로 미얀마 베트남 한국 청년들을 5명씩 모집하여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인간띠잇기 퍼포먼스, 인권 평화 민주주의 콘퍼런스를 4월부터 4주차로 진행하고 5.17~18일에 오월광주 필드워크를 다녀왔습니다. 특별히 참가한 청소년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동아시아청년 평화프로젝트 참가 후기]
평화를 공부하며 체험하며
성미산학교 11학년 이솔
‘그림책으로 평화 읽기’
얼마 전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마웅저 아저씨의 출판기념회'라는 연극을 봤다.
미얀마에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가 군부의 탄압을 피해 한국으로 온 마웅저라는 사람의 인생을 담은 연극이었다.
그는 이주노동자로서 부당한 일로 겪으며 20여 년 간 한국에서 생활하다가 그림책을 만나게 된다.
그림책은 글자로 자세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보편적 책과 다르게, 그림과 적은 양의 글로 이야기를 전한다.
글은 글자를 배우고 익숙해져야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는 반면 그림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기에,
그림책은 글자를 모르는 사람, 해당 언어를 모르는 외국인들도 조금 더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웅저도 그런 점에서 미야얀 군부 지배 하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동아시아청년 평화프로젝트 콘퍼런스에 참가한 이솔(가장 오른편 앞)
마웅저 아저씨의 출판기념회 연극을 봤을 때만 해도 그림책에 큰 감흥이 없었지만,
동아시아청년프로젝트 콘퍼런스에 참여하며 그림책이라는 소통 방식과 활용 방법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콘퍼런스에서도 그림책을 읽고 연극과 같이 그림책의 내용과 특징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세상에는 소리, 말, 글, 춤과 같은 다양한 표현 방식이 있다. 그림도 그 중 하나다.
그림의 장점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때로 추상적이기도 하지만) 담아낸다는 점이다.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은 때때로 참 어렵다.
세상에는 한국어, 베트남어, 미얀마어, 영어, 수어 등 너무 많은 언어가 있으며 모르는 언어와는 소통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그림은 세계 어느 곳, 누구와도 이해될 수 있다. 그림책에도 약간의 글이 있지만 온전히 글자로 채워진 책보다는 읽히기 쉬울 것이다. 이번 콘퍼런스로 그림책으로 ‘언어의 장벽을 넘어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림책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학교에서도 평화를 공부하고,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과 만나면 종종 ‘평화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럴 때면 늘 대답하기가 어렵다.
당연한 것이 지켜져야 하는 게 평화라고 생각하며 이것도 지켜져야 할 것 같고 저것도 지켜져야 할 것 같다고 주저리주저리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림책 [평화란 어떤 걸까?]는, 평화에 대해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 부분이었다.
"평화란 네가 태어나기를 참 잘했다고 하는 것" 이 말은 나와 남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상이 평화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광주, 처음 본 추모의 공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공부도 하고 책도 읽어 봤지만, 광주에서 5.18 분위기를 느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이기에 단편적으로 볼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본 광주는 전체가 한 마음이 되어 평화를 기리고 있었다.
기행 첫 순서로 찾아 간 곳은 5.18 추모 묘역이었다. 그곳은 광주 시민의 의지와 주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묘역에 묻혀 있는 사람마다 군부 독재에 저항한 이야기들이 다양하고 치열했다.
여러 시민단체들이 5.18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부스를 차리고, 추모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기록관 전시 내용도 시민 입장에서 쓰여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시는 당시 하루 하루의 기록과 함께 정부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국가 입장에서 만들어진 전시였다면 용산 전쟁기념관처럼 폭력을 미화하며 당시의 정부를 위해 온갖 변명을 펼쳤을 것이다.
광주 시내를 다닐 때, 곳곳에서 5.18을 추모하고 기리는 글을 보았다.
관련 현수막들이 많이 걸려있고, 5.18 당시 저항이 있었던 공간에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전야제 광장에서도 많은 것을 느꼈다.
5.18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평화란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려는 노력이 펼쳐졌다.
미얀마 상황, 노동자, 농민 등의 삶 등 정말 다양한 불평등과 평화롭지 못한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연대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해설사 김도원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이솔(우측)
내게는 그런 광주였지만, 오랜 시간 광주를 봐온 분들에게는 다른 안타까운 모습들도 보인다고 하셨다.
17일 광주에 도착했을 때 기차역부터 묘역까지 운전해주신 분께서는
예전에는 5월이면 수만 명이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광주로 모였고, 전남대 캠퍼스에서 밤새 5.18을 추모했다고 하셨다.
그중에는 특히 5.18당시에도 주축이었던 대학생들이 학교 이름이 적힌 깃발을 들고 모여 들었는데,
요즘은 그런 교기는 영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전야제 때도 이전에는 금남로에 사람들이 가득 모였는데
이번에는 많이 휑하다고 하셨다.
광주의 멋진 점은 시민의 의지로 많은 것을 바꾸어내고 그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갈수록 그 의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안타깝게 다가왔다.
광주의 의지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광주로부터 더욱 넓게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퍼져나갔으면 한다.
*편집자 주
한베평화재단은 ‘동아시아청년프로젝트’란 기획으로 미얀마 베트남 한국 청년들을 5명씩 모집하여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인간띠잇기 퍼포먼스, 인권 평화 민주주의 콘퍼런스를 4월부터 4주차로 진행하고 5.17~18일에 오월광주 필드워크를 다녀왔습니다. 특별히 참가한 청소년의 후기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