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평화재단 평화아카데미 월례강좌 <베트남전쟁 & 안과 밖>
임흥순 감독 신작 [파도]
베트남전쟁과 여순항쟁, 세월호의 만남
올해 진행되는 한베평화재단은 평화아카데미 월례강좌를 통해 회원 분들과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문제에 관심있는 분들을 만나뵙고자 합니다. 3월에는 여순사건과 세월호와 베트남전의 당사자라기 보다는 매개자의 위치에 있는 분들을 통해 국가폭력에 대해 다룬 작품인 영화 '파도'를 보고 임흥순 감독 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반적인 영화라기보다는 미술관에 전시된 영상으로 된 작품이기에 굉장히 낯설은 경험이었습니다. (북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2022 타이틀매치: 임흥순 vs. 오메르 파스트 <<컷!>>이 전시중이고 4월 2일까지 이어집니다.)

함께 전시 중인 오메르 파스트의 경우 하나의 전시실에 하나의 작품이 전시된 반면에 임흥순 작가님의 작품은 1층의 프로젝트 전시실의 <형제봉 가는 길>과 전시실 1에서 전시실 2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의 <내 사랑 지하실>을 제외하면 전시실 2안에 모두 전시되어있었습니다. 편하게 미술관을 찾은 관객이 되어 시선에 닿는 대로 혹은 끌리는 대로 보았다면 특이하구나 정도의 감상일텐데 이 월례강좌를 위한 답사로 찾아갔을 때는 약간 혼란스러웠습니다. 이 혼란은 그 이후에도 계속 되었는데 약간 활동가의 시각에서 출근한 기분(해야할 일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출근을 했는데 해결해야할 문제와 고민해야하는 이슈들이 그득한 세상을 보는 기분)을 느껴야 했습니다. 하나의 화면을 보는 동시에 그 너머의 다른 화면이 보이고 소리도 섞이고 빛도 섞이는 그런 구조였습니다. 이 전시회를 다룬 인터뷰들을 보니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불편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고 해서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극장에서의 편안함에 익숙한 저에게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몸의 자율성, 시선을 선택하는 것 등을 효율적으로 만드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든 주제라서 그랬다는 이야기도 하셨지요. 적어도 저에게는 더 생각하고 더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극장이 아닌 전시실에서의 관람이어서 신청한 39명이 한번에 관람을 하기 힘들어 1시에 시작하는 걸 보시고 2시부터는 다른 작품들을 보시다가 오시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세 개의 스크린을 통해 여순사건에 관한 이야기, 세월호 희생자의 넋건지기 굿을 했던 전직교사의 이야기, 그리고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역했던 뚜옌(시내)님의 이야기가 어우러집니다.

3시부터는 임흥순 감독 님과의 이야기를 한베평화재단 사무처장 짜노(권현우)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월례강좌에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 연구자들, 활동가들이 참여했고 영상 감상과 함께 깊이있는 질문을 나누었습니다.
감독님은 가족에 대한 작업으로 시작하다 주변 환경이나 사회문제를 만나게 되었고,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면서 베트남에 초점을 두게 된 이야기, 그리고 베트남전 참전군인의 기억에 관한 작업을 하고 이후 베트남의 피해자들을 만났을 때의 어려움과 고민들 속에서 매개자들을 통해서 배우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목인 파도와 바다에 대한 이미지에 대한 각자의 감상평과 함께 질문을 하셨습니다. 여순사건에 대해서 여수는 수장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세월호는 바다가 자연스레 떠올랐지만 베트남과 바다는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낯선 베트남으로 파병된 참전군인, 베트남 통일 이후 보트피플로 난민이 된 사람들, 제주 4.3항쟁을 진압하라는 명령에 대해 여수에서 바다를 건너는 것을 거부한 사람들, 세월호라는 배를 타고 제주로 향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는데 저에게는 묘하게 한장면 한장면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바다 혹은 파도에 대한 다양한 모습들도 동시에 떠올랐고요. 태풍이 몰아칠 때의 거세고 두려움을 넘어 경이로웠던 파도들, 일출이나 일몰에 보던 고요하고 평온하고 반짝이던 바다, 바다를 보면 육지 사람들이 속이 뻥 뚫린다는데 자기한테는 철책을 여러겹두른 벽처럼 다가온다던 섬사람의 이야기도 떠올랐습니다.

파도가 공포와 두려움을 주지만 서핑을 하려면 꼭 필요하기도 한 점 등을 들면서 잘 헤쳐나가면 또 하나의 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해서도 생각을 들려주신게 기억에 남습니다. 한시간 조금 넘게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고 이어진 뒤풀이 자리에서도 감독님이 참석하셔서 더 편하게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면서 작품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각자의 활동에서의 영감도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엔 더 많은 분들과 이야기나눌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월례강좌 참여자들이 파도를 보는 동안 아리랑TV에서 감독님을 인터뷰했는데 강좌에 나온 이야기들도 있어서 소개합니다.
영상보기
다음 월례강좌는 4월 19일 한베평화재단 공간 옥수수에서 <그녀에게 전쟁>의 작가 김현아 선생님을 만나 <전쟁과 여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http://kovietpeace.org/b/board15/7085
글 | 아침
사진 | 한베평화재단
월례강좌
한베평화재단 평화아카데미 월례강좌 <베트남전쟁 & 안과 밖>
임흥순 감독 신작 [파도]
베트남전쟁과 여순항쟁, 세월호의 만남
올해 진행되는 한베평화재단은 평화아카데미 월례강좌를 통해 회원 분들과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문제에 관심있는 분들을 만나뵙고자 합니다. 3월에는 여순사건과 세월호와 베트남전의 당사자라기 보다는 매개자의 위치에 있는 분들을 통해 국가폭력에 대해 다룬 작품인 영화 '파도'를 보고 임흥순 감독 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반적인 영화라기보다는 미술관에 전시된 영상으로 된 작품이기에 굉장히 낯설은 경험이었습니다. (북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2022 타이틀매치: 임흥순 vs. 오메르 파스트 <<컷!>>이 전시중이고 4월 2일까지 이어집니다.)
함께 전시 중인 오메르 파스트의 경우 하나의 전시실에 하나의 작품이 전시된 반면에 임흥순 작가님의 작품은 1층의 프로젝트 전시실의 <형제봉 가는 길>과 전시실 1에서 전시실 2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의 <내 사랑 지하실>을 제외하면 전시실 2안에 모두 전시되어있었습니다. 편하게 미술관을 찾은 관객이 되어 시선에 닿는 대로 혹은 끌리는 대로 보았다면 특이하구나 정도의 감상일텐데 이 월례강좌를 위한 답사로 찾아갔을 때는 약간 혼란스러웠습니다. 이 혼란은 그 이후에도 계속 되었는데 약간 활동가의 시각에서 출근한 기분(해야할 일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출근을 했는데 해결해야할 문제와 고민해야하는 이슈들이 그득한 세상을 보는 기분)을 느껴야 했습니다. 하나의 화면을 보는 동시에 그 너머의 다른 화면이 보이고 소리도 섞이고 빛도 섞이는 그런 구조였습니다. 이 전시회를 다룬 인터뷰들을 보니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불편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고 해서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극장에서의 편안함에 익숙한 저에게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몸의 자율성, 시선을 선택하는 것 등을 효율적으로 만드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든 주제라서 그랬다는 이야기도 하셨지요. 적어도 저에게는 더 생각하고 더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극장이 아닌 전시실에서의 관람이어서 신청한 39명이 한번에 관람을 하기 힘들어 1시에 시작하는 걸 보시고 2시부터는 다른 작품들을 보시다가 오시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세 개의 스크린을 통해 여순사건에 관한 이야기, 세월호 희생자의 넋건지기 굿을 했던 전직교사의 이야기, 그리고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역했던 뚜옌(시내)님의 이야기가 어우러집니다.
3시부터는 임흥순 감독 님과의 이야기를 한베평화재단 사무처장 짜노(권현우)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월례강좌에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 연구자들, 활동가들이 참여했고 영상 감상과 함께 깊이있는 질문을 나누었습니다.
감독님은 가족에 대한 작업으로 시작하다 주변 환경이나 사회문제를 만나게 되었고,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면서 베트남에 초점을 두게 된 이야기, 그리고 베트남전 참전군인의 기억에 관한 작업을 하고 이후 베트남의 피해자들을 만났을 때의 어려움과 고민들 속에서 매개자들을 통해서 배우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목인 파도와 바다에 대한 이미지에 대한 각자의 감상평과 함께 질문을 하셨습니다. 여순사건에 대해서 여수는 수장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세월호는 바다가 자연스레 떠올랐지만 베트남과 바다는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낯선 베트남으로 파병된 참전군인, 베트남 통일 이후 보트피플로 난민이 된 사람들, 제주 4.3항쟁을 진압하라는 명령에 대해 여수에서 바다를 건너는 것을 거부한 사람들, 세월호라는 배를 타고 제주로 향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는데 저에게는 묘하게 한장면 한장면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바다 혹은 파도에 대한 다양한 모습들도 동시에 떠올랐고요. 태풍이 몰아칠 때의 거세고 두려움을 넘어 경이로웠던 파도들, 일출이나 일몰에 보던 고요하고 평온하고 반짝이던 바다, 바다를 보면 육지 사람들이 속이 뻥 뚫린다는데 자기한테는 철책을 여러겹두른 벽처럼 다가온다던 섬사람의 이야기도 떠올랐습니다.
파도가 공포와 두려움을 주지만 서핑을 하려면 꼭 필요하기도 한 점 등을 들면서 잘 헤쳐나가면 또 하나의 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해서도 생각을 들려주신게 기억에 남습니다. 한시간 조금 넘게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고 이어진 뒤풀이 자리에서도 감독님이 참석하셔서 더 편하게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면서 작품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각자의 활동에서의 영감도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엔 더 많은 분들과 이야기나눌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월례강좌 참여자들이 파도를 보는 동안 아리랑TV에서 감독님을 인터뷰했는데 강좌에 나온 이야기들도 있어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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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월례강좌는 4월 19일 한베평화재단 공간 옥수수에서 <그녀에게 전쟁>의 작가 김현아 선생님을 만나 <전쟁과 여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http://kovietpeace.org/b/board15/7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