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중인 활동

평화교육<운동설계사> 두 번째 모임 스케치 - 운동의 흐름 살펴보기

운동설계사 두 번째 모임 스케치


운동의 흐름 살펴보기

 베트남전 진상규명 운동설계사 비폭력 트레이닝 에피소드 2 -



다양한 분들이 모인만큼 서로의 경험을 듣고 싶었습니다자신의 지식이 아니라 경험을 나누며 진상규명 운동의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진행자들이 고심고심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봤습니다.


우선 새로 오신 참가자(해남에서 오셨습니다!)를 환영하고 친해지기 시간을 가진 후에 기준을 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다른 모임에서는 보통 약속을 정하지요그리고 그 약속은 보통 잘 지켜지지 않고요그래서 이번에는 기준을 정하기로 했습니다무언가 모임이 삐걱거리거나 논의의 진척이 없거나 갈등이 생겼을 때 우리의 기준을 떠올리며 중심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이요키워드는 존중동등차이의 인정소통공유참여가 나왔습니다.




기억의 줄서기는 자신의 삶에서의 베트남전쟁과 베트남전쟁 민간인학살 문제를 처음 접한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노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를 기억하는 참가자부터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그 이야기 속에서 각자의 이 문제에 대한 마음이 생기기도 한 지점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베평화재단 권현우 사무처장(짜노)의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의 흐름에 대한 짧은 강의를 들었습니다초기에 활활 타오르던 운동의 다양한 노력들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더라도 은은하게 저변을 넓혀온 과정들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만약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란 주제로 각자 생각을 정리한 후에첫 모임에서 다룬 활동가 유형별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이야기한 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재벌집 막내아들의 주인공처럼 내가 그때 그시절로 돌아간다면 진상규명을 위한 기억 굿즈를 만들거나, 싸이월드 배경음악이나 스킨을 만들어 운동의 저변을 넓혀보겠다전쟁기념관 앞에서 시민평화법정의 판결문을 낭독해보겠다 등 재밌는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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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의 후기


지난번 운동설계사 두번째 모임도 참 흥미진진했어요누군가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닌 서로가 함께 자기 의견을 공유하고 또 어떻게 운동을 바로 잡아나갈지에 대해 얘기해서 참 좋았습니다다들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지만이렇게 함께하며 입장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의의가 큰 것 같습니다그리고 모임에서 몸을 직접 움직이며 하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협동심을 발휘할 수 있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 남기



그저 비닐 끈 위를 걸었을 뿐인데...


둥글게 펼쳐진 비닐 끈커다란 원에는 1964(베트남전 한국군 파병)부터 2024(현재)5년 단위로 적혀있다그리고 시작된 '기억의 줄서기프로그램베트남전 진상규명 운동설계사 비폭력 트레이닝 두 번째 시간의 하이라이트였다.


참가자들은 비닐 끈을 밟고 둥글게 한 번을 걷는다. 1964년을 밟고 1983(내가 태어난 해)를 지나고 2024년을 밟는다먼저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의 베트남전쟁 첫 기억의 연도를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고 그 위치로 이동하여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20대부터 50대까지참가자들의 다양한 베트남전쟁 기억의 첫돌들이 이어지는 시간들은 그간 느끼지 못했던 베트남전쟁 기억의 바다의 먼 수평선 같은 것을 감각하게 해준다


이후 참가자들은 자신이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문제에 관심을 갖게된 연도를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고 그 위치로 이동하여 이야기를 나눈다이때의 이야기는 또 다르다베트남전쟁을 다만 알고 있었던 내가 한걸음 더 나아가 마음은 물론 몸도 움직이게 된 계기니까.


흥미로운 것은 그 사람의 그 시간과 이야기를 통해 내가 알던 기존의 2014년과 2017, 2022년을 새롭게 느끼게 된다는 거다아무개 학자나 활동가가 이야기하는 이른바 평화운동사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각자의 기억과 역사가 기억의 원에 줄을 서고 연결된 후 움직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가자들은 ''하게 된다이 자리에 온 ''의 순간들과 이야기를 느끼게 되고, ''의 순간들과는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이해하게 된다더 놀라운 것은 잘 짜여진 프로그램과 기획 속에 이 모든 것이 약 1시간 만에 이루어진다는 것


'기억의 줄서기프로그램은 베트남전 진상규명 운동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시간이자미래의 우리가 어떻게 사람들을 베트남전쟁 문제를 가까이 하도록 만들지 반추해보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과거를 들여다본다고 미래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최소한 앞날을 상상하고 꿈꿀 힘을 얻을 수는 있다


베트남전 진상규명 운동설계사 모임의 매력은 참가자 한 명 한 명의 반짝임을 느끼는 것에 있다한 사람 한 사람이 걸어온 변화의 발걸음들이 만난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무언가 해볼 수 있겠는 걸'하는 작은 희망의 꿈틀거림을 느끼게 된다


매달 한 번씩 열리는 베트남전 운동설계사 모임올해 가을부터는 실질적인 행동을 하나씩 시작할 예정이다그리고 향후 3년간의 베트남전 진상규명 관련 캠페인도 설계하여 멀리 보며 지치지 않고 함께 나아갈 예정이다글과 사진으로는 이 모임의 에너지희망의 꿈틀거림을 다 표현하기 어렵지만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지켜봐 주길 바란다

이번에도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참여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트레이너 아침쭈야에게 무한 감사소중한 시간 내어 함께 해준 참여자 분들에게 신깜언!! - 짜노





운동설계사 2번째 모임첫 번째 모임이 촘촘한 계획과 함께 이루어질 운동의 여덟 단계와 네 주체에 대하여 대략의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었다면이번의 만남은 베트남 민간인학살 문제 진상규명 운동에 관한 사회와 우리의 기억을 톺아보는 시간이었다한 테이블 가득 채워진 다과를 나누며아이스브레이킹 속 상대의 손을 맞잡고 미소를 나누며지난 만남으로부터 흐른 한 달이라는 시간은 금세 메워졌다.


바닥에는 동그란 ‘시간의 원’이 놓였다. 우리는 이를 따라 ‘베트남 전쟁’과 ‘베트남 민간인학살 문제’가 삶 속 앎으로 다가온 순간을 표시하였고, 관련 기억을 서로 나누었다. 성찰되지 못한 역사가 시간 속에서 반복되듯 ‘1964년’과 ‘2024년’이 맞닿은 원 속, 기억들은 산발적으로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때론 서로서로 기억을 되살리거나 상대의 기억 속 내 자리를 찾으며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 “이곳에서 우리가 만난 것은 운명 같은 일”이라 하였다. 서로 다른 기억의 시간을 건너 지금 그리고 여기에 같은 문제의식을 지닌 채 모였다고 생각하면, 문득, ‘운명’이라는 단어를 빌려도 좋았다.


곧이어 베트남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의 운동사에 대한 한베평화재단의 활동가 짜노님의 강연이 이어졌다. 1999년 《한겨레21》 연재 보도와 참전군인 단체의 백래시, 핵심 운동 단체의 성격 변화상, 2018년 시민평화법정부터 오늘날의 법정 운동까지 21세기 전후한 시기부터 이어져 온 약 25년의 운동사가 우리들의 눈과 마음에 담겼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관련 내용이 실린 서적이나 논문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2008년~2014년’의 흐름에 대하여 알아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베트남 평화기행 중 퐁니·퐁녓 마을 위령비로 향하는 다리를 걸으며 “이 길을 조성하는 데 짜노 님이 참여하셨었대요”라던 누군가의 말이 스쳤다. 진상규명을 위한 운동 속 오랜 시간 여러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고민하여 온 분의 이야기를 청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벅찼다.


시간이 흘러 ‘기억의 원’이 좀 더 커졌을 때, 우리의 운동은 2024년을 기점으로 새겨지리라. 그것의 모습과 내용을 꿈꾸며 운동설계사 2차 만남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같은 고민 아래 사람이 모였고, 대략의 운동 흐름과 맥락을 익혀가고 있으니, 우리는 단단한 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수민



* 첫번째 모임 이야기가 궁금한 분은 아래 글 참조

+ 진상규명 운동을 설계하는 사람들" - 운동설계사 비폭력 트레이닝 에피소드 1

+ 관심자 분들은 다음번 모임(6월 15일 토요일 오후 1시-6시)에 와볼 수 있습니다.  전체 일정표 참조!


글|아침 활동가


사진|이정란, 아침, 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