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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교육<2024 평화아카데미 3,4,5강 스케치> 불편한 진실과 성찰

<2024 평화아카데미 3,4,5강 스케치>


불편한 진실과 성찰


<기억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기획강좌 <연꽃을 기억하는 법> 세 번째 시간은 5월 2일(목) 저녁에 진행되었습니다. 베트남전쟁 문제를 오랜 세월 품어온 사회학자 윤충로 선생님의 이야기가 수차례 반짝였던 강의였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베트남전쟁. 2024년인 지금도 기억의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베트남전 진상규명 문제. 오랜 세월 베트남전쟁 문제를 연구하며 베트남전 진상규명 운동의 곁을 함께 해온 윤충로 선생님의 내공과 진심이 느껴진 자리였습니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말할 수 있게 되는 기억의 민주화 흐름 속의 한국 사회에서의 민주화와 여러 과거사 문제들이 드러나게 된 과정들, 국가적 기억에서 배제되었던 사회적·개인적 기억, 감춰졌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귀환하며 발생하는 기억의 전쟁, 운동의 전개와 시민사회단체 조직의 변화들, 베트남전 과거사 문제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입장과 목소리의 강도의 달라짐, 베트남 전쟁 관련 과거청산을 위해 고민해야할 지점들 등 묵직한 이야기를 나누어주셨습니다. 2023년에 출간한 <두 번째 베트남전쟁>에 담긴 내용에서 몇 발자국 더 나아가 사회학자로서, 평화운동의 곁을 함께 한 시민으로서 고민되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지점들을 90분간 열강해주셨습니다.


질의응답시간에 연구자가 증언들을 청취할 때 서로 다른 신념의 문제나 가치가 충돌할 때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윤충로 님은 새마을 운동도 연구하셨는데, ‘국가 주도적 활동’이었는지 마을의 ‘주체적 활동’이었는지의 이분법 위에서 질문하기 보다 ‘왜 열심히 참여했을까?’를 물었다고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내가 그 문제를 접할 거냐의 시각을 정립하면 다르게 보일거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파병된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실제로 경험하게 된 베트남 민족주의의 모습과 상상했던 베트남 민족주의의 모습이 사뭇 달라 당황했다고 합니다. 이는 평화아카데미 2강 김주현 선생님 강연 내용과 연결되었습니다. 또 80년대 한국의 운동권이 베트남을 상상의 형태로 접하면서 본 책은 5강 도미엔 선생님의 강연 내용(북한에서의 응우옌반쪼이)하고도 연결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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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군인을 인간으로 만나기>

 


기획강좌 <연꽃을 기억하는 법> 네 번째 시간은 5월 9일(목) 저녁에 진행되었습니다. 2024년 소설 <롱빈의 시간>을 출간한 정의연 작가 님은 [이해 그리고 용기!]를 강조해주셨습니다.

 



<롱빈의 시간>은 전쟁범죄의 기억과 트라우마를 품고 살아온 베트남전 참전군인 '구자성'의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입니다. 정의연 작가 님은 참전군인을 인간으로 말하고 싶었고 잘못된 과오를 이야기하는 인간의 용기를 고민하며 소설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부터 베트남전 문제를 다룬 소설에 대한 구상을 시작할 때 작가는 한국 사회는 물론 한국 문학조차도 '참전군인을 잘 모른다'는 생각에 직면했고, 그들에 대한 이해의 갈증이 풀릴 때까지 만남을 이어가다 보니 100명을 넘게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대담에서 작가가 가장 강조한 것은 우리 사회가 베트남전 참전군인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억하는 것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참전군인들이 베트남전 참전 이후 겪은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이 너무도 컸는데, 그들의 고통이 사회적으로는 망각된 점이 너무도 안타까웠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작가가 만난 참전군인들 중에 한국군 민간인학살과 전시성폭력을 인정하는 이들은 정말 소수였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존재하며 그들의 목소리가 세상밖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용기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역할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총 일곱 차례의 개작을 통해 완성된 <롱빈의 시간>. 소설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니 정말 작가의 영혼을 갈아넣어 한 편의 의미있는 소설이 탄생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설에는 작가가 직접 만났던 베트남전 피해생존자의 이야기들도 생생히 담겨있습니다. <롱빈의 시간>을 통해 베트남전쟁을 다시금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계속 열리길 바랍니다.



[한겨레] ‘참전용사’ 혹은 ‘학살자’이기 전 인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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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하노이 그리고 베트남전쟁>


기획강좌 <연꽃을 기억하는 법> 다섯 번째 시간은 5월 16일(목) 저녁에 진행되었습니다. 도미엔 님은 한국에서 역사를 전공하면서 본인의 장점을 살려 베트남 자료에 기초한 베트남전쟁시기의 남한과 남베트남의 관계, 북한과 북베트남의 관계에 대한 논문을 썼습니다. <붉은 혈맹>은 베트남 전쟁 시기 북한과 북베트남의 관계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있고 2023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베트남 전쟁 기간을 한국사회에서는 1964년부터로 인식하고 있지만 세계사적 관점과 베트남에서의 관점에서는 시기가 다르다는 것, 또 베트남 전쟁의 명칭도 항미조국통일 전쟁, 베트남 전쟁, 미국 전쟁 등 성격과 의미에 따라 다르다는 것 등 기존에 알지 못했거나 의미를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눈을 뜨게 해주는 강의였습니다.




북한과 베트남의 관계에 대해서도 50년대의 사회주의 연대의식과 반제국주의 의식에서 출발했고 문화교류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았으며 연대성을 확보하는 시기에서 60년대 ‘사회주의 공동위업’을 위해 서로 경쟁하며 노력했던 시기 등 시기별로 다른 변화되는 양상도 재밌었습니다. 특히 1968년 뗏 공세 직전 청와대 습격사건도 서로 공조했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 오히려 이후 관계가 점점 악화된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경제적인, 군사적인 지원을 보내던 북한과 북베트남의 관계의 변화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외국어로 강의한다는 건 쉽지 않았을텐데 흔쾌히 강의를 진행해주신 도미엔 선생님께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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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는 ‘베트남전쟁 & 안과 밖’이란 컨셉으로 월례강좌를 진행했습니다. 2024년은 베트남 파병 60주년이기에 한국사회에서의 불편한 진실과 성찰을 다루고 싶었습니다. “연꽃을 기억하는 법”이란 제목으로 베트남전쟁 문제를 중심에 두면서도 외연을 넘나드는 강좌로 구성해봤습니다. 기획이 좋았다는 평을 여러번 들었고, 월례강좌 형식에 비해 꾸준히 오시는 분들이 늘어서 더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5주 연속으로 진행하면 좋은 강좌들이 줄줄이 기획되고 있는 4-5월에 우선순위를 차지할 줄 알았는데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있습니다. 기억과 이야기가 계속된다면 ‘불편한 진실’의 운명은 결국 진실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진행된 강좌에 꾸준히 참석해주셨던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연극 별들의 전쟁의 실제 배우들과 함께한 낭독의 시간, 문학작품 속의 재현대상들을 통해 본 베트남 전쟁의 다양한 기억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기억을 수집해서 알게 된 공식기억에서 배제된 이들의 살아있는 역사, 소외되고 잊혀진 참전군인들의 전쟁 이후의 삶의 비극적인 면, 기존의 통념과 달랐던 북베트남과 북한의 관계들의 변화 등등 올해 평화아카데미 기획강좌의 오래 남을 기억들이 꽤나 쌓였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도록 잘 준비해보겠습니다.


글|짜노, 아침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