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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교육<운동설계사> 세 번째 모임 스케치 -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권력 분석하기

<운동설계사> 세 번째 모임 스케치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권력 분석하기


비 예보가 있었던 토요일해도 쨍쨍 나고비도 오락가락했는데요운동설계사 분들도 몸이 아파 몇몇 분이 불참하게 되어 아쉬운 마음과 새로 오신 분들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만났습니다.


조금 늦게 참석하게 되겠다 연락주신 분들이 많아서 미리 링크를 보내드리고 오시는 길에 보시라 안내를 하고 1시부터는 다큐 영상을 시청했습니다사회변화를 비폭력 운동으로 이끌어내는 과정을 다룬 다큐 ‘AFMP 미국편을 함께 보고 짧은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AFMP(A Force More Powerful)1999년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이자 스티브 요크가 각본 및 감독을 맡은 2000PBS 시리즈로 전 세계의 비폭력 저항 운동을 다루고 있습니다미국편에서는 1960년대 흑백분리정책이 시행되던 내슈빌이란 지역에서 흑인 대학생들이 비폭력트레이닝을 통해 식당에서 연좌시위라는 직접행동을 하는 것을 다룹니다당시 미국 남부에서는 백인자경단의 폭력적때로는 죽음에 이를 정도의 보복을 행하고 있었고 이들 대부분은 경찰과 결탁하여 활동하기도 했습니다내슈빌의 제임스 로손 목사는 간디의 비폭력주의 대해 가르치고 동시에 반격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훈련을 제공했습니다. “백인전용 좌석에 앉아있기라는 직접행동을 변호했던 변호사의 집이 폭탄 공격을 받아도 비폭력 대응을 유지했고 결국 시내 가게들이 인종분리 운영을 중단하게끔 이끌었습니다당시 운동의 주축이었던 학생들은 우리는 비폭력 전사였다라고 회고합니다



  



새로 참석한 분들에 대한 소개와 다큐에 대한 짧은 소감 나누기를 한 후 지난 시간에 만든 기준에 대해 동의하는 절차를 가졌습니다. [눈을 뜨고 귀를 열고 마음은 여유 있게 그리고 옆에서 같이 걸어가기]라는 기준은 앞으로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행동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기획을 할 때 중요한 지침이 될 예정입니다.


6월 운동설계사는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권력을 분석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그에 앞서 게임을 하면서 왕게임으로 이어졌습니다알이 공룡을 거쳐 사람으로 진화하는 몸풀기 게임을 통해 왕을 선발했습니다그리고 왕은 사람들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리게 했습니다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처음엔 몸풀기 게임으로 받아들여져서 순조롭게 복종이 이루어졌습니다키순서대로 줄을 서세요앞에 두 명이 뒤의 두 명의 손등을 때리세요부분에선 어하면서도 지시에 따르다가 엉덩이로 이름을 쓰세요” 부분에서는 참가자들의 불쾌감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진행자는 그때 개입을 시도해 지시를 받은 사람에게 질문합니다. “(지금 들은 지시를하고 싶으세요?” 질문을 받은 참가자가 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하고 게임이 끝이 났습니다.


이 게임은 권력의 작동 원리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시를 따르는 것의 거북함을 느끼도록 왕도 왕의 지시를 받는 사람들도 행복하지 않았습니다그런데 왜 이 게임이 어느 정도는 작동이 되었을까요?


우선 게임의 진행자에 대한 신뢰가 크게 작용했습니다비폭력트레이닝 강사이고 그동안의 게임은 즐거웠고 어떤 의미가 숨어 있었으니 일단 따르고 보는 것입니다그리고 보통은 남들도 하니까’, ‘괜히 거부한다며 튀면 분위기를 망치니까라는 이유도 나옵니다사회에서 권력이 작동될 때는 거부할 때의 불이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큰 편입니다권력은 영원하고 절대적일까요게임에서는 하고 싶지 않아요라는 말 한마디로 권력이 무너졌습니다.



게임은 바로 이어지는 <권력의 기둥>이라는 프로그램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권력의 기둥>은 우리가 무너뜨려야 할 권력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들을 분석해 보고 그 기둥들의 약점을 찾는 과정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권력은 떠받치고 있는 기둥들에 의해 권력으로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둥들을 약화시키고 무너뜨리면 그 위의 권력도 무너지게 됩니다.


운동설계사들은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있는 권력을 분석하며 권력을 지탱하는 기둥들을 찾아봅니다그 후에 찾아본 기둥 중의 하나를 골라 그 기둥을 지탱하는 것들을 또 찾아봅니다그 후에 또 하나의 기둥을 골라 약점을 찾아봅니다그렇게 기둥이 약해지고 무너지면 그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권력은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권력의 약점을 찾은 운동설계사들은 이제 진상규명 운동을 둘러싼 여러 가지 입장과 여론의 지형을 분석해 봅니다적극적으로 함께 행동하는 우리 편으로 끌어올 방법을 궁리해보았습니다. 



연대의 스펙트럼으로 분석을 해본 이후에 적극적 우리편과 적극적 반대편을 제외하고 한 칸씩 왼쪽으로 이동하기 위한 전략을 짜봅니다처음부터 결합하셨던 분들보다 새로 오신 분들이 많아서 분석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각자의 생각들을 나누면서 오히려 활동가들은 다양한 입장과 지형들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분석방법은 메시지 좌표평면입니다캠페인 메시지의 방향을 다각적으로 분석 평가하고더 나은 방향을 도출 해보기 위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각자 진상규명 운동의 슬로건이 될 만한 메시지를 만들어 본 후에 핵심 메시지인가뉴스 가치가 있는가에 맞추어 메시지를 붙여보고 수정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완벽한 답을 찾는 것에 얽메이지 않고 보다 나은 운동을 설계하기 위한 트레이닝의 일종이라 성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면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6월 모임의 되돌아보기 시간에는 ‘오늘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해 몇 개 단어를 꼽아보고 이야기 하기’ 였습니다.

[하이미]: “새로운 것들” / 예전에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나, 단체들,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시간이었다.


[신스완]: “왕게임” / 내가 왕으로 뽑혀서 시켜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지시한 사람들도 마음 속에 불편함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연대의 스펙트럼’을 할 때에는 참전자들 중에서도 일부는 우리 편으로 끌어들 수 있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오]: “망각이 망자가 된다” / 그와 관련해 참전군인들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겠는가 생각해본다. 우리가 참전군인들의 트라우마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사실 모든 군인들이 그러한가 질문을 던져본다. ‘망각’, ‘기억상실’, ‘회피’,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해서 생각해보았다. 기억상실은 트라우마와 연결되는 것 같고 스스로 잊으려고 하는 것이다. 망각을 하는 경우는 현재 누리고 있는 행복이 중요해서 망각을 향유하고 그냥 기억하지 않는 것이다. 회피는 의도적인 것이고 이를 통해 권력을 쟁취하는 것. 이러한 점을 생각해봤다.

 

[아침]: “내슈빌” / 영화에서 사람들이 모욕을 견디는 훈련 그리고 폭력을 쓰지 않는 훈련을 했던 과정이 다시금 눈에 들어왔다.

 

[통]: “하고 싶으세요” / 오늘 몸풀기 게임을 할 때, 아침이 "하고 싶으세요?"라고 물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쟁이라는 것이 사실 누가 시킨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나. 전쟁 당시 정말 어땠는지는 잘 모르지만, 당시 참전군인 분들도 본인들이 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전쟁에 참여는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설령 나를 죽인다고 해도 전쟁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우리 인간에게 그러한 사고나 인식이 있을 수 있다면 베트남전 진상 규명 문제에 대한 인식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진석]: “희생” / 양국의 외교관계 때문에 과거를 자꾸만 이야기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을 통해 두 나라가 경제적 번영 등의 이득은 얻겠지만 그러할 경우의 약점은 피해자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번영이 성립된다는 점이다. 그러한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느꼈다.


[이소정]: "진상규명", "역사수정주의", "관련" / 특히 ‘관련’이란 말을 생각해보면 오늘날 베트남전쟁 문제 관련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사람은 없지 않은지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봤다.

 

[쭈야]: “새롭게” / 연대 스펙트럼에서 우리편 찾기를 할 때, 소극적 우리편 혹은 중립인 사람들을 우리편으로 한칸 옮기기 위해 방법을 이야기할 때, 양쪽 팀 모두가 하지 않았던 것들을 이야기할 때, 새로운 무언가를 찾을 때 항상 고민이 많았다. 그렇게 나누는 대화의 축적된 것들 속에서 항상 발견이 있었던 것 같다. 가지고 있는 것들 속에서 새로운 것들을 관찰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짜노]: “우리편”, “줄서기” / 연대의 스펙트럼을 할 때 우리를 지지해주고 도와줄 사람에 대한 고민은 늘 한다. 하지만 조금더 공을 들여서 소극적 우리편이나 중립 혹은 소극적 반대자를 우리편으로 끌어들일 전략이나 운동을 많이 생각해보진 못했다. 몸풀게 게임으로 진행한 왕게임은 신스완 님이 왕관을 쓸 때부터 뭔가 불편했다. ㅎㅎ 본인이 원하는 것 같지 않았다. 이후 키 큰 순서대로 줄을 설 때부터 나는 살짝 불편함을 느꼈다. 그런데 왜 그냥 저항없이 따라갔을까. 권력과 규율 등에 순응하는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봤다.



새로운 참석자 분들의 새로운 기운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7월에는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온 것들을 바탕으로 진상규명의 미래를 단계별로 그려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다른 곳에서 진행했을 때 다들 즐거워하고 기운이 나는 (임파워링) 시간이 되었다며 피드백을 받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운동설계사가 궁금하셨던 분들, 진상규명을 위한 길에 박수라도 보내고 싶었던 분들에게도 활짝 열려있습니다. 재단으로 연락주시고 찾아와주세요. 




글|아침 활동가

사진|아침, 짜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