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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어이도티] 2020년 7월호


"1968년 2월 12일, 망각된 암흑의 역사"





베트남의 떠오르는 청년 작가 후인쫑캉(Huynh Trong Khang)이 고경태 기자의 <1968년 2월 12일> 베트남어판 출간을 주목하는 서평 “1968년 2월 12일, 망각된 암흑의 역사”를 월간지 [응어이도티(도시인)] 2020년 7월호에 기고했습니다. [응어이도티]는 인문, 사회, 과학,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는 베트남의 저명한 월간지로 퀄리티 높은 글들이 많이 수록되어 전문 분야 종사자들이 애독하는 잡지이기도 합니다.

올해 26세인 후인쫑캉은 불과 22세의 나이에 1960년대 남베트남을 무대로 한 베트남전쟁 역사소설 <청춘의 묘지>(2016)를 출간하여 베트남 문단과 대중의 뜨거운 주목을 받은 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2018 평창올림픽 국제인문포럼에 초청되어 한국을 방문한 인연이 있기도 합니다. 

후인쫑캉은 소설 <청춘의 묘지>에서 베트남전쟁의 중요한 변곡점이었던 1968년을 비중 있게 다루었는데, 고경태 작가 역시 <1968년 2월 12일>에서 1968년을 중심으로 한국군 민간인 학살과 베트남 전쟁을 다루었기에 후인쫑캉에게 고경태 기자의 이번 저서는 매우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후인쫑캉은 서평에서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이 경제 발전 과정에 기여했지만 “베트남의 무고한 민간인들의 생명이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고 평가했으며, 한국의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이 초기에 참전군인의 극렬한 반대에 부혔던 일화 들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1968년 2월 12일>을 만난 작가 후인쫑캉의 마음이 느껴지는 서평의 마지막 부분을 번역하여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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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태는 시간과 싸워야 했다. 많지 않았던 증언자들이 점점 세월과 함께 세상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억을 전하는 사람들이 더는 없기에 조각난 채로 있는 기억들을 그대로 남겨야 하기도 했다. 증언자 찐티티엣의 경우가 그러하다. 2018년 작가가 찐티티엣을 만났을 때 할머니는 98세였는데, 당시 할머니가 작가에게 남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30년이 지났는데(실제로는 50년이 지났다), 한국 정부는 우리에게 안부를 묻거나 한 마디 인사조차 건네지 않았어.” 티엣 할머니는 사과의 말을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2018년 말에 마지막 숨을 거두고 말았다.

티엣 할머니와 같은 학살 피해 증인들의 죽음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왜 <1968년 2월 12일>과 같은 책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고경태 기자는 한국군의 퐁니퐁넛 학살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한국에서 저지른 만행, 그리고 1980년 광주에서 한국군이 한국인을 상대로 학살을 저지른 일들을 비교하기도 하였다. 그것은 역사가 하나의 상처임을 넘어서 교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 세대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믿음을 찾을 수 있기 위하여 그러한 고통의 역사는 수차례 기억되고 다시금 상기되어야만 할 것이다.